매일신문

고유가 시대…초속 4m 이상이면 경제성 'OK'

21세기엔 '바람을 잡는' 나라가 에너지를 차지한다. 2100년 세계 인구는 120억으로 지금보다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에너지 소요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뜻. 그러나 아직 이런 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미국 기상학 전문가들은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화석연료와 논란이 되는 원자력에너지의 대안으로 태양열, 풍력, 소규모 수력, 지열, 조력에너지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꼽았다. 이들 대체에너지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것은 풍력이다.

특히 고유가 시대를 맞아 바람만 불어주면 전기가 쏟아지는 풍력발전이 대체에너지원으로서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풍력발전 전문가들은 바람의 세기가 초속 4m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해당한다.

또 한 번 설치해 놓으면 유지 보수 외에 별도 비용이 들지 않고, 기술 발달에 힘입어 현재 발전단가는 석탄 및 가스발전과 거의 비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KW당 미국내 전력 생산단가는 풍력 4~6센트, 석탄 4.8~5.5센트, 가스 3.9~4.4센트, 원자력 11.5~14.5센트, 수력 5.1~11.6센트로 나타났다.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풍력발전은 세계적으로 고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풍력발전설비 용량은 지난 90년엔 화력발전소 20여기에 해당하는 13.4GW(기가와트=10억와트)에 불과했지만 99년 들어선 1년에 신설된 설비용량만 4GW로 전년 대비 51%의 급성장을 기록했다. 2005년까지는 연간 10GW의 설비용량이 추가로 건설된다.

미국풍력에너지협회(AWEA)는 3천여기의 풍력발전기가 현재 약 25개주에 설치돼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아이오와 및 텍사스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숫자는 5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근엔 위스콘신주, 워싱턴주 등도 풍력발전기를 건설하기 위한 기획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내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대략 2천500MW(메가와트)에 이르는데 이는 50만~55만 가구가 1년동안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특히 기술발전으로 일부 풍력발전 기지에서 생산되는 전력 요금단가는 KW당 약 3센트로 떨어져 채산성이 높아졌다. 20년전 풍력발전 단가는 KW당 40센트였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약 5%를 풍력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에너지부는 오는 2005년까지 현재의 풍력발전 설비를 2배로 늘리고 2010년에는 이를 다시 2배로 늘린 다음 2020년에는 전체에너지의 5%를 풍력으로 대체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1999년 7월 현재 약 2천500MW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는 설비용량을 약 1만MW로 증가시킬 계획이다. 이는 약 30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유럽에서도 풍력발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독일 등은 세제, 판로 개척 등의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고, 덴마크의 경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운용 중인 풍력발전기 약 3천기에서 70% 이상을 개인이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유럽은 2.5MW급 대형 풍력발전기의 상업화가 이루어졌고 해양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통해 가능 지역을 인근해역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풍력발전 시장은 해마다 30%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0년에는 설비용량이 전세계 전력 공급의 10%에 해당하는 120만MW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시장 규모로 78억달러에 이르며, 연간 30억t 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빠른 성장은 유럽 각 국이 관련 법안을 정비하고 지원제도를 대폭 확충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대체에너지 의무 구매법안을 통해 풍력발전을 지원, 최근 3년간 연 평균 88%의 놀라운 설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풍력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로 98년 기준으로 4천900여기의 풍력발전기에서 1천135M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풍력발전 용량이 가장 큰 나라는 독일이다.

총 출력은 5천MW 이상으로 미국의 2배 가량 된다.

독일에선 전체 전기의 2%를 풍력에 의해 얻고 있다.

2007년까지 5%로 올릴 계획이다.

비록 지난 30년간 풍력을 경제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커다란 진보가 있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많다. 풍력 에너지는 바람이 불 때만 가능하다.

그러나 전력회사들은 수요에 맞춰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

문제에 대한 한가지 대안은 바람으로 얻은 전력을 충전기에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에 따라 공급하는 방법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21세기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적 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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