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의 인터넷-(16)온라인 화랑

미술감상이 취미인 젊은 주부 김은하(27)씨는 지난 가을에 딸을 출산하고부터 문화현장과 단절되면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돌도 안된 딸과 함께 화랑 나들이를 가기란 거의 불가능한 실정. 어쩌다가 한번 큰맘 먹고 봉산동 화랑골목을 찾지만 애가 칭얼대는 바람에 황급히 화랑을 떠나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 주부 김씨는 인터넷 화랑을 접하면서 그런 스트레스를 많이 줄였다. 수시로 국립미술관을 클릭하고 지역화랑들이 개설한 인터넷 화랑을 클릭하며 신작들을 감상하는 것이다. 국립미술관의 경우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법을 동원하여 작품을 360도 돌아가면서 비춰주어 현지에서 감상하는 효과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놓았고, 지역화랑은 최근 지역미술계의 동향을 느껴보는 바로미터이다.

김씨는 "몇개월된 작품을 그대로 싣고 잇는 깡통 홈페이지를 지양하고, 인터넷 화랑이 좀더 작품을 자주 바꾸어주고, 미술계 관련 핫정보와 교양물에 신경써준다면 현장에서 채우지 못하는 문화욕구를 인터넷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빠른 정보화와 멀티미디어 기술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인터넷 화랑을 운영하는 곳은 화랑단위 혹은 개인, 협회를 중심으로 대여섯 곳. 갤러리 미루나무(www.miroo.com)의 미루나무 닷컴, 송아당화랑의 홈페이지(www.songadang.co.kr), 갤러리 소헌의 홈페이지(www.arthere.co.kr) 등이 인터넷 화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원.예송 등 다른 화랑들도 홈페이지 개설준비에 분주하다.

미술평론을 전공한 여성 박옥렬씨도 현대미술전문 인터넷화랑 브리갤러리(www.vgallery.co.kr)를 통해 온라인 기획전시 중심으로 꾸미고 있다. 대구봉산문화협회도 홈페이지(www.bongsan.co.kr)를 꾸리고 있다.

예술마당 솔은 홈페이지(www.sol.or.kr)를 통해 공연.미술.답사.강좌.등 각종 문화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술관순례.영화보기모임.천연염색 쪽빛 하늘회 등을 통해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문화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마당 솔의 홈페이지는 주부회원 가운데 무료봉사로 유료회원은 500명.

예술마당 솔의 김현지 사무국장은 "인터넷 문화모임이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새로운 문화저변인구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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