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넷박스-배타적 CEO모임 안돼야

요즘 대구.경북지역 인터넷벤처업체 CEO들을 만나다보면 관련모임에 참석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새해 들면서 대구.경북지역에도 각종 협회.협의회나 동문회 등 벤처관련 모임 결성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한 '비사IT'(회장 오픈정보기술〈주〉 김정기대표) 는 계명대 출신 정보통신산업 종사자들의 모임. △협동사업 수행 및 공동개발 △정보교류 △벤처운영 노하우 전수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미 작년 9월엔 서울에서 '경전련'(경북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기업가 연합회)이 창립돼 동문출신 벤처기업 지원 등을 자임하고 나서기도 했다.

'대구.경북게임협의회'(회장 〈주〉민커뮤니케이션 김병민대표)도 지역 게임업체간의 정보교류와 공동사업을 주창하며 지난달 12일 발족했다.

'코리아IT이업종교류회'(회장 〈주〉애니넷 이원걸대표)도 정보통신내 다른 업종의 기술 교환 등을 표방하며 지난 1월 4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요즘같이 벤처가 침체되어 있을수록 경영노하우나 사업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 큰 것 아니겠습니까?"또 다른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 한 벤처기업 사장의 말이다.

이들 모임은 학맥 따라 또는 관심도에 따라 벤처인들끼리 자주 모여 친목을 도모하자는 뜻보다 네트워크를 구축, 업체간 시너지효과를 내보자는 의도가 더 크다.

그러나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생명인 벤처마저 끼리끼리 모이느냐'는 비판의 눈길을 무시해선 안된다.

협의회나 벤처동문회가 '내 밥그릇 챙기기' 혹은 '파벌조직의 구축'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모임이 정부 지원자금의 독식, 고급정보의 독식으로 이어지는 배타적인 조직이 되어서도 안된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폐쇄적인 '끼리끼리'의식도 떨쳐내야 할 때다.

소모임을 매개로 연줄만들기에만 신경을 쓴다면 더 이상 벤처가 아니다.

지금은 벤처업계의 각종 모임들이 양지로 모습을 드러내 공정한 경쟁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발전적인 대안을 강구하는 시도들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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