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E기 미사일 오발 배경

공군 F-5E(일명 타이거Ⅱ) 전투기에 장착된 공대공 미사일 비정상 발사 사건 원인이 미국에서 구입한 불량부품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우리 군의 해외 군사판매방식(FMS)에 큰 결함이 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FMS제도는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해 우방에 무기를 수출하는 판매형태로, 우리 군은 해외도입 무기의 60% 이상을 이 방식에 따라 구매하고 있다.

F-5E 전투기에 장착돼 AIM-9(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핵심 장비인 전원 공급부품(Power supply) 또한 FMS 규정에 묶여 우리측이 정비를 위해 분해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 점이 일차적인 사고 원인이다.

조사 결과, 왼쪽 날개 전.후방에 한개씩 장착돼 미사일 발사 전원과 추진 모터에 전원을 공급해 주는 직사격형의 이 장비는 몰딩(공기,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고착제 등으로 고정하는 방식)되지 않은 불량품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이.착륙시 뿐 아니라 운행중 심하게 흔들리는 떨림현상을 지탱하지 못하고 8㎜ 크기의 나사못이 빠져 회로 납땜 부분에 접촉해 결국 합선을 일으켜 사고를 일으켰다.

우리 측이 이 부품 도입시부터 분해하고 철저히 정비할 수 있도록 협상을 벌였다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부품은 도입기간 3년이 지나고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분해돼 결함이 있음이 발견된 것이다.

현재 공군이 운용중인 F-5E 전투기중 30%가 미 엔트론사에서 공급된 이 부품을 장착하고 있다는 게 공군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공군은 제품하자가 명백한 만큼 제작사인 엔트론사에 부품 품질 보장방안과 발사된 미사일에 대한 보상을 요구키로 하고, 주한 미합동군사고문단(JUSMAG-K)에 결함 내용을 확인시켰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부품 도입 1년 이후 하자가 발생, 제작사 책임이 입증되면 한.미 정부간 보상을 협의토록 돼 있어 손해배상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트론사로부터 지난 98년 이후 도입한 200여개 부품을 모두 교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며, 특히 정밀 안전검사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여 이 기간 전투력 손실 비용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미측의 '횡포'에 가까운 판매 방식에 기인한 것이라고 꼬집지만, 우리 군의 FMS 제도에 따른 무기구매 협상력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