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경부 2분기 경기회복론 섣부른 낙관

재정경제부가 12일 "2분기부터 서서히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데 대해 안팎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재경부로서는 국민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경기회복 전망을 내놓겠지만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구조조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저점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두 목소리 나온 재경부=이날 재경부의 경기 조기회복 주장은 재경부 내부에서도 제대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채 발표돼 물의를 빚었다.

재경부는 최근 경제동향 설명이란 자료에 "경기가 1분기 소저점으로 하여 2분기부터 회복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자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자칫 경기저점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재경부는 이 대목을 삭제한다고 수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성택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증가한 것을 볼때 향후 기업경기의 둔화폭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 이 대목을 포함시켰다"면서 "그러나 다소 성급하다는 내부의 지적이 있어 이같은 전망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부터 서서히 회복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곧이어 진념(陳稔)부총리겸 재경부장관은 "그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상반기에는 경기가 어렵고 하반기부터 나아진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진부총리는 "회복이라는 의미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전망이 나올수 있는데 5~6% 정도의 잠재성장률로 가는 게 회복이라고 본다"며 "1, 2분기에 회복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고 경기저점에 대한 논쟁도 비생산적이라고 본다"며 진화에 나섰다.

◆민간연구원, "하반기 호전도 장담 못해"=재경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민간기업과 연구소들은 '다소 낙관적이고 성급한 판단'이란 입장이다.

전종규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그동안 경기 사이클을 분석해볼 때 평균 1년5개월을 주기로 확장과 수축국면이 바뀌어왔다"며 "지난해 3분기부터 경기가 수축국면에 들어갔다고 보면 내년 2∼3월은 돼야 호전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환경의 변화로 다소 빨리 회복된다고 가정하면 3분기에 바닥을 치고 4분기부터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등 주변여건이 모두 호전된다면 정부의 이같은 전망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민병균 자유기업원장은 "구조조정도 제대로 안되고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저점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민 원장은 "지금 시점은 구조조정을 철저하게 수행하고 시장시스템에 의해 경제운영을 맡겨야 한다"며 "30년전처럼 여전히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겠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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