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간게놈지도 완성

【워싱턴·런던·파리·도쿄·베를린】HGP(인간게놈 프로젝트)와 셀레라 제노믹스 회사는 한국시간 13일 0시쯤 세계 5개 도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간 게놈지도 완성을 공식 발표하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워싱턴에서는 HGP와 셀레라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각각의 연구 결과를 설명했으며, 나머지 4개 도시에서는 HGP에 참가한 각국 연구팀이 설명을 맡았다.

이번 성과에 대한 논평도 곁들어진 발표에서 프랑스 연구장관은 "모든 인간의 유전자 암호가 99% 같은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인종주의자와 외국인 혐오주의자들에게는 불행한 일이 됐다"고 환기했다. HGP측 연구자들은 셀레라 회사측이 유전정보를 특허화 하거나 수익사업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강력히 비난했으며, 런던 기자회견에서 HGP 영국 연구팀장은 "인간 게놈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 기업이 게놈 정보를 사유화 하려한다면 이는 범죄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 회견에서 일본 HGP 책임자는 "HGP와 셀레라의 연구결과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도 셀레라가 연구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다른 과학자가 검증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과학발전에 손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는 베를린 회견이 끝난 직후 "앞으로 3년 동안 독일 유전자 연구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4억4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대슐·제포즈 등 미국 상원의원 2명은 16일자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기고를 통해 "유전자 혁명이 과학을 위해서는 전진일 수 있지만 인권을 위해서는 후퇴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각국 정부들이 유전자 데이터의 오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의원들은 지난 몇년간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인간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추진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

또 종교·철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창조론 보다는 진화론 쪽에 더 무게를 실어 준 것으로 판단하고, 인간게놈 연구가 아무리 진척돼도 영혼의 문제는 여전히 별개로 존재함을 강조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