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을 벤치마킹하라''대구도 동대문시장같은 시스템을 갖춘다면 밀라노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동대문시장이 국내 최대의 의류시장으로 탈바꿈한 것은 IMF 이후 불과 몇년사이다. 하루 유동인구 20만~30만명에 거래액 100억원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한 것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 한국의류판매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박근규 신라레포츠 사장은 30년 동대문시장 상인이다. 70년 점포를 연 이래 동대문시장과 부침을 함께 한 그는 "이제 동대문시장은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면서 "대구가 세계적인 섬유도시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동대문시장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동대문시장의 최대 강점은 '기동력'이라고 지적한다.
기획,주문,생산,판매가 모두 한 곳에서 이뤄지는 완벽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기획에서 판매까지 3일 이상 걸리지 않는다. 오늘 주문받은 디자인이 내일 저녁이면 일본 도쿄 매장에서 판매된다.
관련 업종의 자본과 정보네트워크가 한데 모인 국내 최대의 의류벤처밸리라는 얘기다.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3만8천여 상인들은 대부분 봉제공장까지 갖고 있다.
세계적인 쇼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동대문시장의 변신을 주도하는 이가 박 사장이다.
그 작업의 하나가 공동브랜드를 통한 제품의 고급화. 지난 99년 말 만든 'ndN'(남대문 동대문 네트워크)이라는 공동브랜드는 디자인통합작업을 거쳐 올 상반기부터 200여업체를 선정, ndN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동대문시장제품은 품질과 가격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공동브랜드를 통해 신뢰도를 쌓고 고급화하지 않으면 더 값싼 제품으로 쫓아오고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시장에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거래전용카드를 도입, 거래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동대문시장의 중심은 소매가 아니라 국내외 상인들간의 도매거래. 신용카드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재래시장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1년만에 4천여업체가 카드를 도입했다.
그는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동대문시장처럼 패션제품은 대구에서 만들어 대구에서 팔지 않아야 하는데 대구의 인프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구시의 의지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구가 80년대까지 '니트'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금부터라도 니트제품부터 시작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동대문시장 상인의 20% 정도가 대구사람"이라면서 이들의 네트워크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들을 대구로 유치할 수 있느냐 여부도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늠할 과제 중의 하나라는 판단에서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신라레포츠는=77년 신라상사에서 출발, 백화점과 전국 매장에 낫소(Nassau)브랜드의 의류를 생산판매하는 의류업체로 성장했다.
박 사장은 신라레포츠 외에도 전국 의류상에 의류를 공급하는 대도유통과 액세서리 전문의 신라공예, 의류수출자회사 등을 거느린 의류전문 기업가로 변신했다.
또 동대문시장에서 서울중부의류판매업협동조합 산하 의류진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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