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계입문 5년맞는 이총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14일로 정계에 입문한지 5주년을 맞는다.

지난 96년 2월14일 15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 선대위의장에 임명된 그는 97년 대선에서 패배, 명예총재로 한발짝 물러나 있다가 98년 8월말 한나라당 2차 전당대회에서 제1야당 총재로 정치전면에 나섰다.

이어 지난해 5.31 전당대회에서는 강삼재, 김덕룡, 손학규 후보의 도전을 물리치고 연임돼 야당 총재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 총재는 지난 5년간 당 안팎의 도전과 시련에도 불구, 야당내 제1인자로서의 자리를 굳히고 차기대선의 강력한 후보로 자리매김하는 등 정치적 수완과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김씨'와는 달리 확고한 지역기반도 없는 상황에서 특유의 장악력으로 거대 야당을 무리없이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총재는 지난해 4.13 총선과정에서 김윤환, 이기택, 신상우, 오세응 전 의원 등 당내 계파 수장 및 중진들을 과감히 물갈이함으로써 당에 대한 장악력을 한층 강화했다.

그러나 차기 대선을 향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그의 앞길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국정의 발목잡기에만 급급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씻어내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통일문제와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답방 등과 관련, 좀더 전향적인 시각에서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최근 당지도부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이부영 부총재 등 당내 개혁파와 보수파의 갈등을 조화시켜야 할 부담도 적지않다.

또 경직된 '대쪽 이미지'에 갇혀 스스로 행동반경을 좁히거나 일부 측근들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포용력과 정치력을 발휘하는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이 총재는 정계입문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제1야당 총재의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으나 대권도전을 위해서는 한차원 높은 정치력을 발휘하고 수권능력을 높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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