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국 신조약 체결 1돌 맞아

북한과 러시아는 두 나라 신조약 체결 1주년을 기념해 지난 9일 평양과 모스크바에서 각각 기념식을 갖고 양국간 우호관계를 과시하는 한편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다짐했다.

이처럼 북한과 러시아의 친선 협조 관계는 급변하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소용돌이 속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급속히 강화되고 있다.

북.러 관계가 본궤도에 오른 전환점은 지난해 2월 평양에서 두 나라 관계를 새롭게 규정한 '조-러 친선.선린 및 우호조약'을 정식 체결하면서부터다.

게다가 같은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평양상봉' 및 회담을 통해 '조.러 공동선언'을 채택함으로써 양국은 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소원했던 북.러 관계를 국가협력 궤도로 끌어올렸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들어 신조약을 바탕으로 군사장비 판매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양국 수산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등 정치뿐 아니라 군사.경제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특히 오는 4월로 예상되는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관계 증진의 강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점과 한반도 주변정세 안정과 관련한 러시아의 정책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반도 상황, 남북화해, 북.러 관계발전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 회담 이후 두 나라는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각 분야에서 '중흥기'를 맞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 증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은 남북관계와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정책을 지지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세력을 얻고, 경제적으로도 구소련 시절 건설된 설비의 재가동에 러시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은 지난 9일 '조-러 친선.선린 및 우호조약체결' 1주년 기념논설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반대하고 있는 등 "러시아는 세계의 일극화를 부정하며 다극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북한과 러시아가 대(對) 미국 견제에 있어 같은 입장에 있음을 지적하고 "조.러 친선관계 발전은 새 세기의 시대적 흐름과 국제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로서는 북한을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포함시킴으로써 한반도 문제 해결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특히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점증하는 미국의 영향력과 최근 김 총비서의 방중으로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어느 정도 견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등장에 따라 북한과 러시아는 각기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관계증진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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