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마지막 황제 유배지

니콜라이 2세(1868~1918)는 러시아를 300년 동안 지배한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이다.26세때 왕위에 올랐으나 1917년 봄에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함에 따라 권좌에서 물러났다.재위 23년 만이었다.권력에 무심했고 또한 무능했던 그는 텃밭을 가꾸며 차라리 홀가분해 했다고 전한다.전원생활은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10월 혁명을 통해 집권한 레닌의 볼셰비키는 혁명가들이 당했던 방식대로 니콜라이 2세 일족을 서시베리아 지역인 예카테린부르크로 유배보냈다. 레닌은 왕조 체제가 여전한 서유럽 국가들과의 외교 문제를 고려해 니콜라이 2세의 삶을 보장해 주려 했으나,차르 체제 아래서 짐승 같은 삶을 살았던 노동자 출신 혁명가들은 유배 다음 해인 1918년 7월17일 자의적으로 황제 일족을 총살해 버렸다.레닌은 사후 보고를 받고 매우 곤혹스러워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처형장소에는 소련 붕괴 이후에 건립된 사원이 들어서 있다.사원이래야 5평 정도 크기의 통나무 기도처에 불과하다.안내문을 겸한 입구 대리석에는 "모두 기뻐하라.황제는 죽었다.당신들이 승리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반면에 사원 앞마당에는 소나무 가지가 세워져 있고,튤립 다발이 놓여 있다.사원 안에서는 세 명의 할머니들이 '하나님이 황제를 지키소서'라는 문장이 적힌 포스터를 배경으로 기도를 하고 있다.러시아 정교회는 지난해 8월 니콜라이 2세를 성인(聖人)으로 추서했다.

이광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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