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무원 성과급제 도입 의미

중앙인사위가 올해부터 전면 도입키로 한 공무원 '직무성과급제'는 공무원 개개인의 임금을 업무와 실적에 따라 차등을 두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민간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연봉제와 같은 개념이다.

이는 지금까지 담당업무 및 성과와 상관없이 계급과 호봉에 따라 같은 급여를 받아온 공무원 사회에 업무실적을 올리기 위한 경쟁체제를 도입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분위기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한마디로 인사제도의 실질적인 개혁을 통해 정부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인사위는 이를 위해 우선 올해 2, 3개 부처를 대상으로 2단계 직무분석을 실시하는 등 단계적으로 정부 전 부처에 대한 직무분석을 해나가면서 부처별 직무분석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개인의 업무성과를 평가하려면 먼저 공무원 개개인의 직무에 대한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공무원의 업무 및 실적평가는 지금까지 지표가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상급자의 주관적 판단에 주로 의존해왔지만 지금부터는 상급자와 합의아래 업무 성격을 명확히 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계량화하게 된다.

인사위는 이를 위해 각 부처별로 인사행정담당관이라는 직책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인사행정담당관은 중앙인사위의 기본적인 인사방침을 각 부처의 실정에 맞도록 적용하기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정부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올해 3급 과장급 이하 공무원들에 대해 처음 실시된 '성과상여금제도'의 경우 대부분 회계와 서무를 병행하는 총무과 직원들이 실무를 담당하느라 전문성이 떨어졌는데 앞으로는 인사행정담당관에게 정부인사 방침의 시행을 맡긴다는 것이 인사위의 복안이다.

중앙인사위는 우선 정부 전 부처에 대한 직무분석을 실시, 직위별 업무영역을 명확히 한뒤 연초에 상.하급자간 합의 아래 업무목표를 정하고 사전에 설정한 성과지표에 따라 연말에 결과를 평가하는 성과관리제를 시행할 작정이다.

인사위는 이에따라 직무분석이 끝난 외교통상부와 기상청의 4급이상 과장급에대해 오는 7월부터 먼저 성과급제를 적용할 예정이며 다른 부처들도 직무분석과 평가지표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이 제도를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사위의 이같은 조치는 보수적이고 구태의연한 공직사회에 새로운 인사제도를 통해 자극을 줌으로써 정부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직무성과급제가 전체 공무원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도 예상된다.

우선 개인보다는 집단의 업무성과를 중시하는 우리의 행정문화를 고려할 때 개인의 성과를 중시하다 보면 조직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가 소홀해 질 수 있으며 시기심 조장, 정보공유 및 업무협조 기피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평가를 강제배분함으로써 사실상 별로 차이가 없는 직원을 차별화 하게돼 불필요한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으며, 공무원의 자발적 업무수행 풍토를 저해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일각에서는 공무원 조직이 업무실적 평가에만 치우치다 보면 예전과 같은 선후배와 동료간에 정이 없는 비인간적 사회로 바뀔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성과급제가 '탁상 행정'으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과측정 지표를 개발하는 한편, 성과급제 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공무원 사회의 위화감과 정보공유 기피 현상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해결하는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