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뿐인 대중 교통 이용의 날

우리 집은 동사무소 근처인데 매월 첫째 월요일만 되면 골목길에 주차하려는 공무원들 때문에 죽을 맛이다. 매월 첫째 월요일은 지난해부터 행정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중교통이용의 날인데 공무원들이 동사무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않고 근처 골목길에 주차를 하고는 출근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 공무원들에게는 '대중 교통 이용의 날'이 '동사무소 주차장 이용 금지의 날'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커녕 동사무소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골목길이나 인근 주차장은 북새통을 이루는 바람에 지역주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대중교통 이용의 날과 같은 취지의 자가용 10부제 운행이 여러차례 시도 됐으나 대중교통 수단의 불편, 시민인식 부족 등으로 실패한 마당에 겉모양과 이름만 바꾼 행사를 또다시 시행한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에 다름없다. 굳이 시행해야 한다면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윤수진(대구시 봉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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