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7차 문제 최우수작

오늘날 사회는 신자유주의라는 세계적 범주의 자유경쟁 사회이다. 국제 사회는 자본, 무역, 투자에 있어서는 국경이 없는 시대라고 한다. 세계적 거대 자본은 국경을 넘어 자유로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아이엠에프 사태는 이러한 거대 투기 자본의 이동으로 일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에 민족주의가 가진 폐쇄성과 배타성은 필요하기도 하고 문제가 되기도 한다.

먼저 민족주의가 가진 폐쇄성과 배타성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 개개인의 삶은 국가 전체의 운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국가의 생명력이 약하면 개인도 더불어 고통에 처하게 된다. 그러한 예를 우리는 과거 일제 식민지의 삶을 통해서 잘 알 수 있고 과거 아이엠에프 사태 때에도 잘 보았다. 현재의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도 국가 경제가 몰락하면 국민 개개인의 경제도 위기에 처한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다양한 나라에서 생산된 다양한 제품들을 접할 수 있다. 이 때 개인의 이기심을 조금 양보해서 가급적이면 국산품을 써야 국내 자본을 더 견실하게 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어서 국민의 실업자 수를 줄일 수 있다. 이것이 이러한 세계화 시대에도 여전히 애국 애족의 정신이 필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국가나 민족이 공동체의 이익을 내세워 개인의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가는 국민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삶의 공동체이다. 경제적으로 개개인의 삶이 개선되지 않으면 국가 전체의 삶의 질도 나아지지 않는다. 또한 국가나 민족의 이름으로 개인의 인권을 억압하는 것도 옳지 않다. 지난 군사 정권 시절의 전체주의적 사고가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 때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 제한과 재산권 행사의 양보를 요구했다. 또한 분배 문제에서 노동자와 농민에게 저임금, 저곡가 정책을 시행했다. 오늘날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경제적인 성취를 이루었지만 그 이익을 소수의 자본가와 정치의 기득권자들만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 때의 노동자와 농민들은 지금 나이가 들어서도 경제적 빈곤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국가가 국민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경영은 결국 모든 국민들이 다 잘 살 수 있는 국가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제시문의 김활란의 경우를 보면 일제 시대에 친일 행적을 한 것은 옳지 않다. 그가 여성 운동을 하여 여성들의 인권 신장에 기여했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국가가 국권을 회복하지 않고 국민 대다수 여성들의 여권이 신장될 수 없다. 전 민족이 일제의 노예 상태에 있는데 그 구성원인 여성들의 권익이 신장될 수 없다. 김활란의 여성 운동이 올바른 것이 되기 위해서는 민족의 주권 회복운동을 하면서 여성 운동을 했어야 했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시대에 개인의 이익 추구도 국가적 경제를 튼튼히 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의 경제를 팔아서 개인의 부귀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의 경제가 붕괴되면 개인의 경제도 근본적인 토대를 잃게 된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시대에 민족주의의 정신은 여전히 필요하다. 결국 그것은 개인의 권익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김선규 (검정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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