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을 보고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다리도 불편하고 비용도 만만찮아 걱정입니다"
북의 고향에 두 동생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한 장세국(81.대구시 남구 대명1동)씨는 끝내 눈시울을 적셨다.
홀어머니와 3남1녀중 장남인 장씨가 고향인 평북 용천군 용암포에서 가족들과 헤어진 때는 해방 이듬해인 46년. 당시 소도시인 용암포읍에서 셋방살이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던 장씨는 학교라곤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철공소를 전전하며 막노동을 하거나 남의 농사일을 하며 집안살림을 도왔다. 해방후 일자리를 찾아 단신 월남한 장씨는 매달 가족들과 편지를 주고받았으나 6.25가 나기 한달전 '잘 지내고 있다'는 동생 편지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장씨는 "월남한 뒤 서울의 한 성냥공장에서 일하며 끼니를 때우던 중 전쟁이 터졌다"면서 "1.4후퇴때 대구로 피난와 공단지역을 전전했으나 전쟁이 끝나면 바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이산가족방문단 후보인 장씨의 경우 북한 가족중 막내 동생인 세만(62)씨가 사망하고 둘째동생 세두(77)씨와 여동생 세도(68)씨가 생존해 있다고 확인했다.
장씨는 "두 동생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고향의 피붙이를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지만 관절염으로 거동이 어려워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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