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사상 최장수 드라마인 MBC TV '전원일기'가 3월4일로 방송 1천회를 맞는다. 지난 1980년 10월21일 '박수칠 때 떠나라'(극본 차범석, 연출 이연헌)로 첫 방송을 시작한 후 21년만의 일. 1천회 방송의 위업을 이룬 '전원일기'는 다음달 4일 제1000화 '양촌리 김회장댁'을 방송한다.
'전원일기'는 농촌에 살며 수필을 쓰고 있는 '김성제'라는 실제 인물의 사례를 모델로 '농촌 수상 드라마'라는 표제로 출발했다. 그동안 이 드라마를 거쳐간 연출자만도 13명에 이르고 극본도 차범석씨를 거쳐 김정수, 박예랑씨 등 10여명에 이른다. 지금은 최근 '베스트극장'을 통해 등용된 신진작가 김인강씨와 황은경씨가 쓰고 있다.
스태프진은 바뀌었지만 드라마의 중심축을 이루는 연기자들이 그대로인 점도 이채롭다.
'양촌리 김회장'역인 최불암씨를 비롯해 김혜자 김수미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박은수 정애란씨 등 지난 20여년동안 이 드라마를 지켜온 산 증인들이다.
야외무대는 초기 경기도 송추에서 장흥, 양평, 충북 청원, 경기도 덕소를 거쳐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와 진중리에 이르러 있다.
치열한 드라마 시청률 경쟁속에 농촌드라마가 이같이 장수하게 된 비결에 대한 분석은 명쾌하다. 출범 당시만해도 이 드라마는 농업상식을 가르치거나 가족정서와 윤리를 확고히 하려는 계몽적인 성격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점차 우리네 삶에 대한 진솔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인 한국인의 정서를 일상생활 속에 그려 호평을 얻게 됐다. 산업화와 함께 그 자취를 잃어가는 소박하고 정겨운 농촌의 모습을 되살려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 또 개성있는 인물 설정과 적절한 캐스팅, 베테랑 출연진들의 자연스런 연기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방송 1천회를 맞는 제작진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재가 거의 다 떨어졌기 때문. 그동안 웬만한 농촌 문제는 다루지 않은게 없다시피하다. 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다. 여러 곳을 거쳐 현재의 촬영지에 이르렀으나 농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사라져 가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는 것.
오는 3월 3일 방송될 1천회에선 김회장댁의 세 아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고향을 떠나려다가 김회장이 보이는 땅에 대한 애착 때문에 다시 눌러 앉아 살게 된다는 내용이 방송된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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