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우차 향후 과제

대우자동차가 정리해고라는 가장 험난한 산 하나를 넘었다.물론 노조의 저항이 뒤따르고는 있지만 자구계획의 핵심인 인력감축이 마무리됨으로써 해외법인 구조조정, 생산.판매 확대, GM으로의 매각협상 등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계획대로 하반기부터 채권단의 자금지원 없이 영업이익을 내며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와 풀어야 할 과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나머지 자구계획 추진 = 대우차 생산직 인력조정은 끝났지만 아직 쌍용차로의 전보를 추진중인 836명의 AS인력이 남아있다.

쌍용차가 끝내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우차는 이달말 모두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차는 또 올해 1년간 재료비.인건비.경상비.투자개발비 등을 절감, 9천992억원의 자금수지를 개선하겠다고 했었다.

이 중 대우차는 재료비 가격인하(1천13억원), 인원조정(1천119억원), 광고비 절감(300억원), 수출가격 인상(392억원), 대우자판과의 마진율 조정(578억원) 등을 통해 1월말까지 이미 3천847억원을 아껴 38.5%의 자구이행 실적을 올린 상태.

따라서 앞으로 남은 것은 경비절감(1천169억원), 워딩연구소 매각(635억원), 재고감축(845억원), 내수 판매가격 인상(321억원) 등이다.

◇해외사업장 정리 시급 = 국내 구조조정과는 달리 해외부문 구조조정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대우차의 해외사업장은 생산법인 15개, 판매법인 31개 등으로 생산능력은 연간승용차 77만6천대, 상용차 9만9천대 등 87만5천대에 달한다.

특히 대우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GM이 해외법인에 대해서는 거의 인수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력이 취약한 사업장에 대한 매각.분리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

이와 관련 대우차 고위관계자는 "영국 소재 워딩연구소는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있고 다른 일부 사업장도 원매자가 나타나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란드 FSO공장, 루마니아공장 등 일부 해외법인은 현지 정부의 직.간접적인 투자가 들어가 있어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대우차에는부담이다.

◇생산.판매 늘리기가 관건 = 대우차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는 향후 생산.판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우차는 이에 따라 무보증 할부제를 도입하는 등 매출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2월 판매량이 1월에 비해 40% 가량 늘고 시장점유율도 20%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며 "무리없이 구조조정을 끝낸다면 판매와 생산 확대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GM과의 매각협상 전망 = 대우차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됨으로써 GM도 조만간 인수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 관계자는 "이제 공은 GM으로 넘어갔다"며 "다음달에는 어떤 식으로든 의사표명을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GM이 인수의사를 밝힌다 해도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GM이 대우차 창원.군산공장 등 일부 사업장만 자산인수 방식으로 사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인수가격도 지난해 6월 입찰가(4조6천억원)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을 제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

따라서 이 과정에서 삼성자동차의 르노 매각 때처럼 '헐값 매각' 논란이 재연될 소지도 많다.

한편 해외 매각이 실패하면 법원과 채권단은 대우차의 자구실적이나 영업상황을 봐가며 하반기께 '제3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엄 총재는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에 대해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려우며 중요한 기업으로 가동을 유지하며 새로운 경영자에게 넘겨져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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