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그다드 인근 5곳 50분간 맹폭

미국과 영국은 16일 이라크 북부와 남부의 비행금지구역을 감시하는 양국의 전폭기들을 위협해온 바그다드 남쪽의 5개 군사기지를 "자위 조치"의 일환으로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공격 5곳 중 한 곳만 비행금지 구역

○…전폭기들은 미국 항공모함 해리 트루만 호와 걸프만의 지상기지에서 발진한 뒤 유엔이 이라크에 설정한 비행금지 구역 상공에 머문채 장거리 정밀유도 포를 발사했다.

약 50분간 공습을 받은 이라크 군사기지 5곳 중 한 곳만이 유엔 비행금지구역내에 있으며 모두 수도 바그다드에서 10㎞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이 공격한 5곳은 주파수와 정확성이 향상된 레이더를 갖춘 이라크 군 지휘통제소들로 단 한 곳만이 남부 비행금지구역 북쪽 한계선인 위도 33도 이북에 위치해 있으며 바그다드에서 불과 3.8~8㎞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라크는 공습에 맞서 대공포와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레고리 뉴볼드 미 합참작전국장은 공습을 마친 항공기들이 무사히 기지로 귀환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시민, 공습에 분노

○…미국과 영국 공군기가 바그다드 인근 군사기지를 폭격한 16일 밤 바그다드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분통을 터트렸다.

상점을 운영하는 아야드 하미드 알리(52)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사람들을 위협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샤하브 TV는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바그다드에서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적과 싸우기 위해 군에 지원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美.英 공습계획 긴밀한 사전 협의

○…미국과 영국은 16일 이라크 군사기지 공습에 앞서 이번 주 초부터 긴밀하게 협의해 공습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총리실은 공습 후 "이번 공습은 조프리 훈 국방장관이 미국과 협의를 한후 금주 초 승인했다"고 밝혔으며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번 작전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으며 영국 정부가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뉴볼드 미 합참작전국장은 "이번 공습은 지난 2개월 간 비행금지구역을 정찰 중인 미군기에 대한 이라크군의 공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16일 오전 작전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 국방부는 "우리는 공습에 대해 미국이나 영국으로부터 사전 통보나 협의 요청을 전혀 못받았다"며 "미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이라크 공습 목적은 '조약'준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공습을 결정한 것은 아버지가 완수하지 못한 외교정책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6일 1991년 걸프전 종결에 대해 언급하며 "사담 후세인은 우리가 그에게 걸프전 종결시 서명한 조약을 준수할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도 이라크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으며 취임 첫달에 바그다드 인근 이라크 군기지를 폭격한 것은 아버지가 시작하고 완수하지 못한 후세인 축출이라는 외교정책을 실행할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바그다드 유엔 파리AFPAP연합)

국제사회 차가운 반응

○…국제사회는 16일 미국과 영국 전폭기들의 이라크 군사기지 공습에 대해 비난을 가하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공습으로 국제안보 전체가 위협받게 됐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러시아의 레오니드 이바쇼프 국방부 대외협력국장(중장)은 "조지 W 부시 미 신행정부가 국제 인도주의 규범을 무시하면서까지 이라크를 공습했다"면서 "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 군부가 현재 벌이고 있는 것은 국제안보와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중국 역시 유엔주재 대사관은 통해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은 명백한 주권침해"라고 규정하면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동의없는 어떠한 무력행사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영.미와 함께 이라크 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참여한 프랑스마저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희생만을 키우는 적절치 못한 조치였다"고 비난하면서 "공습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런던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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