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헌교복 물려 입을 수 없다니…"

"치마주름 2개는 되지만 3개는 안됩니다"대구 ㄱ여고에 진학하는 딸을 둔 이모(47·북구 칠성동)씨는 15만원이나 하는 교복값이 부담돼 이웃으로부터 교복을 물려받아 입히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학교에 문의한 결과 새 교복을 구입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새 교복모델중 겨울옷은 치마 주름이 3개에서 2개로, 여름옷은 치마주머니가 없도록 바뀐 것외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학교측은 새 교복 구입을 요구했다.

이씨는 "물자절약을 위한 교복물려주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터에 교복모델이 조금 바뀌었다고 새 교복을 구입해야 하느냐"고 학교측에 항의했다.

학교측이 교복모델을 바꾼것도 이유가 있었다. 학생생활지도 때문이었다. 학교측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교복의 원형이 심하게 훼손돼 생활지도 차원에서 새 교복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원래 교복은 다소 펑퍼짐한 치마에 수수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 사이에 치마 앞뒤로 주름을 더 넣어 타이트 하게 입으면서 몸매를 드러내는 게 유행했다. 또 치마길이를 짧게하고 허리선을 넣고 다니는 등 미니스커트 모양으로 변형시키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멋을 부리고 싶어하는 여학생들의 심리를 이용, 옷을 고쳐주는 일부 교복제조업자들이 문제"라며 "헌 교복을 물려받은 학생들은 가능한 한 수정해 입도록 지도하겠다"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교복업자들이 학생들에게 개조된 옷을 팔지 못하도록 학교측에서 미리 단속했으면 학부모들이 교복구입 부담을 덜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학교측을 비난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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