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사이에 '케세라(될대로 되라)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일정한 수입도 없는 대학생, 20대 미취업자들이 사회소비풍조에 편승해 신용카드, 자동차, 휴대폰을 마구 구입, 대금을 갚지못해 신용불량에 빠지고 있는 속에서도 여전히 과소비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의 첫 발을 '적자인생' '신용 흠집' 상태서 시작하는 20대들이 쏟아지면서 금융거래 중단자 양산, 신용 불감증, 범죄유혹 등 갖가지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대구 녹색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신용카드 회사들이 실적 경쟁을 벌이면서 변제능력을 비롯한 신용평가를 않고 가입자를 마구 끌어들이면서 50만~100만원 가량의 소액연체자 가운데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거나 카드빚 독촉에 시달리는 20대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2장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대학생 정모(24·경산)씨는 "45만원을 신용대출받아 술값을 갚고나서 결제를 하지 못했다"며 "한달만에 밤낮으로 변제 독촉에 시달리고 있어 부모님한테 돈을 빌릴지 다른 신용카드로 다시 대출을 받을지 고민중"이라고 털어놨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대구 신용카드 소지자들의 63%가 물품구입이 아닌 현금서비스 용도로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 조사로 볼 때 젊은이들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이자가 비싼 현금서비스에 주로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회사들도 이처럼 변제능력이 별로 없는 젊은이들의 현금서비스 이용이 급증하자 연체시 통상 유예기간(50만원 이상 3개월, 50만원 이하 6개월)을 무시하고 서둘러 빚 독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9년 한 자동차 보험회사의 자체통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성인남성을 상대로 한 자동차세 체납 표본조사에서 20대 후반~30대 초반이 전체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모(29·무직)씨는 "취직도 되지 않아 승용차를 가질 형편은 안 되지만 현재 몰고 다니는 차를 처분할 생각은 없다"며 "지난 분기 자동차세가 연체돼 있지만 낼 돈도 없고 낼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한 이동통신 회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20대 젊은이들의 월 평균 체납율은 37%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고 이들 20대가 매월 4만~6만명 사용정지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김모(22·북구 산격동)씨는 현재 한달째 휴대폰 요금을 내지 못해 수신용으로만 쓰고 있다. 김씨는 "별다른 수입은 없지만 '원시인'취급당하는 게 싫어서 휴대폰을 구입했다"며 "주위에서도 4만~5만원 정도의 휴대폰 요금을 내지 못해 사용정지와 해제를 반복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맹 이진희 실장은 "기업들이 20대 초반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으면서 일단 많이 팔고 보자는 이윤추구와 이들 세대의 '폼생폼사'형 소비심리가 과소비를 낳고 있다"며 "수입이 일정치 않은 이들 세대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가 필요하며 자신의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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