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구시민운동장 앞에서 발생한 사제폭발물 폭발사건은 인터넷 폭탄제조 사이트에서 수법을 배운 고교생이 저지른 사건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 고교생은 범행전 수차례의 모의 폭발실험을 거친 뒤 직접 사람을 대상으로 폭발의 위력을 점검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려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대구 시민운동장 사제폭발물 폭파사건 범인으로 김천 모 고교 2년 임모(17.김천시 모암동)군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또 범행장소에 동행한 김모(15·중3년)군등 2명을 붙잡아 공범여부를 캐고 있다.
임군은 지난 2일 자신의 집에서 질산암모늄과 디젤유를 혼합한 장약에 뇌관용폭약으로 시한장치한 질산암모늄 폭탄을 제조한 뒤 3일 40분의 타이머기능을 설정한 폭탄을 노트북가방에 넣어 지난 3일 시민운동장 축구장 출입구화단에 설치, 이를 주워 승용차안에서 열던 윤모(27)씨 등 2명에게 화상을 입힌 혐의다.
△범행동기
임군은 경찰조사에서 "평소 폭탄제조에 관심을 많았으며 큰 실험을 통해 재미없는 세상에 뭔가 쇼킹한 일을 만들고 싶은 호기심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 수사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폭발물 설치장소는 사람들의 보행이 많지않아 직접적인 인명피해를 줄이면서도 차량통행이 많아 폭발현상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다중집합장소인 시민운동장을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폭발물 제조경위
임군은 폭발물에 대해선 거의 광적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컴퓨터와 화학에 관심이 많아 집 주변 화학약품판매점, 김천공단내 화학공장연구실을 자주 방문하는 등 대학전공자 수준의 해박한 지식을 쌓았고, 특히 많은 실험을 통해 지식을 축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임군은 지난 2월부터 국내 폭탄제조사이트에 들어가 다양한 폭탄제조법을 배워 스스로 부상까지 당하는 등 수 차례 폭발실험을 통해 질산암모늄 폭탄제조에 성공하자 지난 2일 질산암모늄 폭탄을 만들었다.
△원료구입
폭발물제조에 쓰인 화학약품은 질산암모늄, 아지드화나트륨, 아세트산납 등이었으며 집 인근 화공약품상과 인터넷 학습기자재판매 사이트에서 이를 구입했다. 이 사이트는 구입자에 대한 아무런 확인이나 제한이 없었다.
△검거
경찰은 인터넷상 17개 폭발물제조사이트를 수사중,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비밀로 운영중인 사이트를 포착, 대구.부산지역거주자를 중심으로 집중 추적하던 중 용의자로 임군을 지목, 임군의 집에서 노트북 등 증거물을 확보, 검거했다. 임군은 범행후 언론보도를 보고 자수를 결심했으나 7년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형 때문에 자수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견해
경북대 심리학과 조현춘교수는 "청소년시절 컴퓨터에 몰입하면서 컴퓨터 중독으로 가상과 현실을 혼동하면서 그같은 충동적인 사고가 발생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이성과 인성. 윤리교육이 시급히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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