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의 인터넷-(17)숙제 전문사이트 실태

초등학교 교사인 김윤옥(34)씨는 최근 겨울방학이 끝나 아이들의 숙제를 검토하던 감짝 놀랐다. 한반 아이들 중 3분의 1이 인터넷으로 숙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기까지 똑같은 학생들도 있었다.

최근 이처럼 인터넷 숙제 전문 사이트들이 늘어나면서 공교육이 무너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숙제전문사이트로는 아이큐뱅크(www.iqbank.net), 쿠키아카데미(www.kooki.co.kr), 쿠키스쿨(www.kookischool.com), 와이즈캠프(www.wisecamp.com), 하이텔키즈(kids.hitel.net), 푸르넷 아이스쿨(www.purunet.com)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유료 사이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사이트들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숙제를 해달라고 글을 올려놓으면 몇 시간후 완성된 숙제가 자신의 이 메일로 들어와 있다. 또 수학숙제, 독후감에서부터 일기까지 모든 종류의 숙제를 완벽하게 서비스하고 있어 학생들은 손끝하나 까딱하지 않고 숙제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 중에는 자신이 무슨 숙제를 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숙제가 중복된 경우도 많아 가위, 바위, 보를 하거나 돈을 주고 숙제를 사고 파는 진풍경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청도 모계고 안광호(43) 교사는 "그냥 숙제를 하기 싫어 베껴내는 차원을 넘어 남의 소중한 경험이나 인성까지 국화빵처럼 그냥 베껴낸다면 아이들의 개인적 사고력이나 감성은 발달할 수 없다"며 "학교에서 따끔하게 훈육을 하지만 많은 아이들을 교육하는데는 한계를 느낀다. 아이들이 인터넷 서핑은 하되, 찾은 자료를 반드시 제 손으로 쳐서 자기 문장으로 소화시키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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