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칭찬 어떻게 할까

당신은 평소 얼마나 칭찬을 잘 하고 있습니까?누구나 칭찬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쑥스럽고 어떻게 할지 몰라 아예 입을 닫아 버리거나 엉뚱하게 칭찬해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칭찬을 바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요령을 익혀 삶을 행복하게 변화시키자는 '칭찬 운동'이 대구·포항·경주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

3년에 걸쳐 '칭찬 프로그램'을 개발한 염광제일교회(대구) 이재명 목사는 칭찬을 "화목의 촉매제, 사랑의 윤활유, 협력의 접착제, 산소 같은 존재"라고 권했다. 좋은 사회 생활 뿐 아니라, 꾸중없이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고 부부의 친밀감을 높이는 등,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데 도움되는 칭찬법을 알아보자.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출발점

부모는 자녀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고 야단치기 쉽다. 그러나 야단치는 것은 진통제 같아서, 잠시 효과는 볼 수 있어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또 강도를 계속 높여야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반면 칭찬은 처음엔 시간이 걸리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로 대비될 수 있다. 숙제할 생각은 않고 밤 늦도록 컴퓨터 게임에 빠진 자녀 때문에 속상해 전기선을 뽑아 보기도 하고 야단을 쳐도 봤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다면, 방법을 바꿔 보자. "○○야, 게임을 더 하고 싶었을텐데 그만 두고 숙제를 하려는 걸 보니 그래도 네 할 일은 다 하는구나" 하는 식으로. 야단 아닌 칭찬을 들으면 아이는 저절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게 된다.

칭찬은 좋은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밤이 늦었지만 그래도 숙제를 하겠다는 자녀의 마음을 읽어야 칭찬이 가능하다. 컴퓨터 게임을 오래 했다는 나쁜 쪽만 봐 자녀의 행동을 나무라고 뜯어 고치려 들면, 자녀는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화를 내고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흥정하듯 하지 말라

효과적인 칭찬 순서는 △먼저 이름을 부르고 △상대방의 몸과 마음 상태를 살펴 준 뒤 △구체적인 행동을 설명하고 △부모의 몸과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야, 학교 갔다 와서 피곤하고 TV도 보고 싶을텐데 심부름 해줘서 엄마가 편하고 기분 좋구나" 하는 식이다.

부모들이 가장 큰 우를 범하는 잘못된 칭찬은 결과를 따지고 조건을 거는 것. 이런 일이 거듭되면 부모가 미처 예상치 못한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90점 받으면 선물해 줄게" 하며 조건부적인 칭찬을 하는 것은 좋잖다. 그렇게 하면 자녀는 결과에 집착해 잘못될 경우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의 요구가 충족된 뒤엔 더이상 도전하려 들지 않으며, 원래 제가 잘 나서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부모에게 감사할 줄 모르게 된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결과' 보다 고생한 '과정'을 알아주는 칭찬을 해야 한다.

◇부부 사이의 칭찬

퇴근해 온 사람에게 "수고했다"는 말은커녕 애 걱정에 돈 걱정까지 늘어놓는 아내. 남편들은 그런 아내가 불편해 일찍 귀가하고 싶은 의욕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도 나름대로 애쓰는데, "당신은 도대체 하는 일이 뭐 있다고 힘들다는 소리나 하느냐"고 쥐어 박아서는 부인이 마음에 상처를 받고 억울한 분노가 쌓여 화병이 될 수도 있다.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 간에 어려운 점을 알아주고 그걸 표현하는 일에 인색하기 쉽다. 그러나 아침 저녁의 따뜻한 한마디 칭찬이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다. 사소한 것이라고 흘려버리지 말고, "당신 하루종일 아이 보고 살림하느라 힘들었을텐데 내 좋아하는 음식까지 해놨네? 역시 당신밖에 없어"라고 칭찬을 한번 해 보자. 아내도 출근하는 남편에게 그냥 "다녀 오세요"라고만 할 게 아니라, "오늘 하루도 힘들텐데 수고하세요" 하며 입맞춤을 해 주면 어떨까?

이 목사는 "칭찬은 말주변이 아니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실천적인 기술이고, 사소한 것이라도 칭찬받을 행동이 있은 직후에 즉시 해야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칭찬 들은 사람도 어색해 하지 말고 미소로 반응하며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된다고 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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