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에 열린 제2회 월드컵대회는 파시스트 치하의 이탈리아가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한 대회가 됐다. 이탈리아대회는 1932년 국제축구연맹(FIFA)총회에서 여덟차례 회의를 거쳐 개최를 결정했다.
1회대회 우승국인 우르과이는 자국 대회에 유럽강호들이 불참한데 대한 보복으로 끝내 출전 않았다. 그러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참가했으며 본선 진출국은 지역예선을 거친 16개국으로 제한한다는 규정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현재 월드컵과 다른 점은 전년도 우승국과 개최국의 출전권이 인정되지 않아 이탈리아는 지역예선에서 다행히 그리스에 이겨 출전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복수도시에서 개최됐고 경기는 토너먼트로 치르기로 했다.
5월27일 로마 토리노 경기장에서 이탈리아와 미국의 개막전으로 제2회 대회가 개막됐다. 흥미롭게도 북미 지역예선 최종전이 로마에서 열렸다. 미국은 멕시코를 눌러 본선 진출권을 땄지만 이탈리아와 붙어 7대1로 대패했다.
브라질과 스페인의 두번째 경기는 납득하기 어려운 한판 이었다. 강호 브라질은 약체 스페인을 얕잡아 보고 초반부터 몰아부쳤다. 그러나 스페인은 세차례나 기습작전을 펼쳐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바빠진 브라질은 사력을 다했지만 1골 만회에 그쳐 결국 3대1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준준결승전에 오른 팀은 독일과 스웨덴·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스페인·체코·스위스등 8개국으로 모두 유럽팀 일색이었지만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체코·독일 등 4강이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준결승전 첫경기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격돌로 시작됐다. 비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당시 유럽최강의 오스트리아과 강인한 체력을 앞세운 이탈리아의 대결은 결국 이탈리아가 1대0으로 이기는 것으로 끝났다. 체코와 독일경기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체코가 독일을 3대1로 눌러 결승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결승에서 맞붙은 이탈리아와 체코의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체코진영은 여유만만한 반면 이탈리아는 총통 무솔리니의 기대로 부담스러웠다. 팽팽한 접전속 진행된 전반전은 무승부였다. 후반 20분 체코의 푸치가 골문 3m 전방에서 터뜨린 슛이 골네트를 출렁거렸다.
이탈리아 관중들은 흥분했고 '이탈리아를 위해 죽어라'라는 파시스트의 절규로 토리노경기장은 음산한 분위기로 뒤덮였다. 남은 시간은 불과 8분. 드디어 왼쪽 날개 오르시가 돌격하면서 날린 슛이 체코의 골문을 가르며 기적의 동점골을 터뜨린 것. 연장전에 들어간 체코는 체력저하로 하강곡선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연장 7분 구와이타가 흘러보낸 공을 스키아비오가 일격을 가했고 2대1의 대역전승 드라마를 펼쳤다.
월드컵 결승은 역전극으로 끝난다는 징크스를 상기시키면서 이탈리아는 줄리메컵을 가슴에 안았고 독일은 3, 4위전에서 오스트리아를 3대2로 눌렀다. 득점왕은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이탈리아 스키아비오, 코넨(독일), 네예틀리(체코·이상 4골)가 차지했다.
이주녕(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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