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독일은 21일 베를린에서 독일산 쇠고기(최대 20만마리)를 북한에 원조하는 문제에 관한 협상을 시작했다. 스위스 또한 국제원조라는 이름으로 500t의 쇠고기를 북한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북한에 지원될 소는 광우병검사를 거친 안전한 육류란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독일 내 일부 전문가들과 한국에서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왜 광우병 공포가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에 쇠고기 지원요청을 했을까. 북한의 축산업의 실태에 대해 알아본다북한의 사육 가축 수는 지난 90년을 기준으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최근 대대적인 축산장려책으로 일부 가금류의 수가 늘고 있으나 단백질의 주 공급원인 소, 돼지, 오리의 사육 두수는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북한 축산업과 관련, 전문가들은 '가축의 종자만을 유지할 정도'의 사실상 와해된 상태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북한이 독일에 쇠고기 원조를 요청한 것은 축산업 붕괴로 주민들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의한 90년과 99년을 비교하면 소의 경우 100만마리에서 50만마리, 돼지는 580만마리에서 160만마리로, 닭은 2천100만마리에서 900만마리로, 오리는 300만마리에서 80만마리로 줄었다.
가축 사육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90년 31만2천300여t이었던 육류 생산량은 99년 12만1천400여t으로 62% 감소했다. 지난 90년 3만5천t이었던 쇠고기 생산량은 99년 2만t으로 40.3% 줄어들었다. 돼지고기 생산은 90년 22만5천t에서 99년 13만4천t으로 40.4%, 닭고기는 90년 4만7천t에서 99년 2만3천t으로 51.1% 감소했다. 북한은 최근 육류 증산을 위해 가공 사료가 필요 없는 염소, 양, 오리 등의 사육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평양을 비롯한 각 시·도에는 닭공장, 염소 방목지 등이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육류증산은 사료난, 가축질병 예방이란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만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주요 목장과 방목지는 지난 96년말 육류증산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집짐승 기르기운동'으로 가축을 밀집 사육, 배설된 분료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목장과 방목지 내에 콕시듐증, 내외부 기생충증, 연충류 등이 만연, 가축의 성장 둔화와 체중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전문가들은 "북한의 총체적 축산기술은 남한의 60년대초 수준"이라면서 "북한의 축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양적인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질적 발전 및 환경을 고려한 발전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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