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위축과 등록금인상으로 대학생들이 학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각 은행들이 자금부족을 이유로 정부지원 학자금 대출을 중도에 끊는 바람에 대학생들이 아우성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올해 학자금 대출 지원 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였기 때문으로, 특히 은행들은 이같은 사실을 미처 모르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금 신청서를 각 대학에 보냈다가 황급히 '대출중단' 공문을 발송, 이를 믿고 등록 준비를 하던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은행 및 주택은행의 경우 지난 1월 초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등 대구 지역대학에 '학자금 대출관련 협조 공문'과 함께 은행마다 600부 가량의 신청서를 각 대학에 나누어 보낸 뒤, 신청자가 많을 경우 대학에서 신청서를 복사해서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들 은행들은 올 정부지원자금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지난해 기준으로 이처럼 대출신청서를 보낸 뒤 뒤늦게 자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준 것을 알고 일방적으로 대출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학생, 학부모들의 항의가 청와대와 각 금융기관에 빗발치자 서울은행의 경우 지난 13일 각 대학에 '학자금 대출 소진 안내' 공문을 보냈고 주택은행은 이마저도 하지 않고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경북대 장학실 관계자는 "지난 1월 8일 서울은행과 주택은행으로부터 약 300부가량의 대출신청서를 받았는데 연 10.5%의 이자 가운데 4.75%는 정부가 부담해주는 좋은 조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찾았다"며 "그러나 은행측의 갑작스런 대출거부로 학생들이 다른 대출기관을 찾느라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차 납기일이 23일 끝나고 아직 2차 납부 기회가 3월초에 있지만, 12~13%에 달하는 타 기관의 비싼 대출금리를 감당할 경제력이 없는 학생들의 대량 미 등록사태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계명대 이수재(25.공과대학)씨는 "자금이 부족하다며 서울은행으로부터 학자금 신청을 거부당해 결국 다른 은행에서 비싼 이자에 대출을 받았다"며 불평을 쏟았다.이에 대해 은행측은 "서울은행의 경우 지난해 1천억원 규모였던 교육부의 학자금 지원자금이 올해는 186억원으로 지난해의 20%에 그쳐 대출중단이 불가피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한편 교육부에서 올 해 학자금 대출용으로 책정한 자금은 지난해 9천억원 규모보다 훨씬 적은 4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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