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양 지하철 시승 시민과 대화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남북대표단 이틀째 실무회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대표단 지원인력과 취재단은 23일 오전 평양시 지하철을 시승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금수산예술창작사 인근의 부흥역을 출발, 고려호텔 근처인 영광역까지 약 8분간 지하철을 시승하는 과정에서 북한측은 남측 인사와 평양 시민들의 대화를 막지 않아 북한의 개방정도와 개방에 대한 자신감을 가늠케 했다.

박정후 부흥역장은 평양 지하철이 2개 노선에 총 연장 35㎞로 17개 역사가 있으며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6시간 운행된다고 소개했다.

또 지하철의 평균 깊이는 100m,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는 150m, 운행 간격은 최소 2분이라고 박 역장은 말했다.

그는 지하철을 깊게 설치한 이유에 대해 "지난 68년 착공 당시 기술력으로는 암반 아래로 놓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최근 새 구간은 깊지 않게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요금은 전구간 모두 10전으로 남한의 지하철과 비교할 때 약 50원 수준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지하철은 좌석이 모두 찼고 서 있는 승객도 많아 평양시민들의 주요 교통편임을 짐작케 했다.

지하철 객차는 한칸이 길이 10m, 폭 2.5m 가량으로 서울의 지하철에 비해 약간 비좁다는 느낌을 줬다.

동승한 사회과학원 농업부문 연구사인 30대 남자는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사회과학원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서울에서 온 기자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 50대 남자도 "수해방지 회담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며 반가운 표정을 보였다.

평양 지하철 플랫폼은 각종 타일로 된 벽화로, 높은 천장은 샹들리에로 장식돼있어 지하 100m에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비교적 쾌적했다.

그러나 지상과 지하 플랫폼을 잇는 에스컬레이터 통로 벽은 균열 또는 누수현상이 빚어진 듯 곳곳에 흰 페인트와 회(灰)로 칠해져 있었으며 지하 플랫폼도 전체적으로 낡은 듯한 인상을 줬다.

북측 안내원들은 평양 지하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듯 시승후 소감을 자주 물었으며 특히 서울의 지하철은 어떠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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