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처음 대하게 된 것은 학부 2학년 때의 일이다. 동양사 강독 자료를 공부하기 위해 대하게 된 이 책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기다리면서 강에서 곧은 낚시를 하며 세월을 기다렸다는 '태공망', 흔히 말하는 강태공에 대한 얘기를 비롯하여 삼황오제의 전설적 통치에 대한 얘기 등 중국사에 대한 줄거리가 비교적 간단하고 매우 흥미 있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 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며 복잡하고 방대한 동양사의 줄거리를 체계 있게 정리할 수 있었고, 시간 있을 때마다 즐겨 읽으며 세상 살아가는 이치와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다.
십팔사략은 중국 송나라 말기부터 원나라 초기까지 활약했던 증선지가 집필한 역사책이다. 내용은 사기, 한서, 후한서, 삼국지, 진서(晉書), 송서, 남제서, 양서, 진서(陳書), 후위서, 북제서, 후주서, 수서, 남사, 북사, 당서, 오대사, 송감 등 원나라 초기까지의 중국 정사(正史) 18종 가운데서 중요한 사건과 충신, 열사, 간신 등 교훈적 인물상을 뽑아 2권의 책으로 요약한 것이다.
이 책에는 중국의 전설적 왕조인 삼황오제 중에서 으뜸인 천황씨(天皇氏)로부터 송나라 말기까지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 명나라 때 진은(陳殷)이란 사람이 원나라의 역사를 증보하고 주석을 붙여 7권으로 만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조선 초기에 들어와 사대부들의 교양서로 널리 읽혀졌던 책이다.역사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인간드라마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이치는 여러 가지로 비슷한 것이 많다. 십팔사략에는 방대한 중국역사에 명멸하였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 등장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발휘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고 역사를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그러나 거기에는 웃어넘길 수만 없는 엄정한 역사적 교훈이 담겨져 있고, 우리가 쓰는 많은 고사성어의 유래가 밝혀져 있다.
이 책은 사료적 가치가 그다지 높은 책은 아니지만 언제나 서재 가까이 두고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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