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루이 9단, 제2기 여류명인 등극

'반상의 철녀' 루이 나이웨이(芮乃偉.39) 9단이 매일신문 주최 제2기 여류명인전 결승국에서 박지은 3단을 꺾고 우승했다.

루이는 26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도전3번기 제3국에서 초대 명인인 박 3단을 맞아 3시간에 걸친 접전끝에 22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둬 도전기 전적 2대1로 우승했다.

지난해 국수전에서 조훈현 9단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던 루이 9단은 프로여류국수, 흥창배, 동방항공 배에 이어 여류명인까지 차지, 여류 바둑계의 1인자로 떠올랐다.

루이 9단은 이날 특유의 공격바둑을 선보인 박 3단에게 중반까지 고전, 패색이 짙었으나 종반들어 박 3단의 실착에 승부수를 띄워 대마를 잡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서 루이 9단은 통산 88승33패를 기록, 승률이 7할대를 넘었고 박 3단과는 7승2패의 압도적 우위를 지키게 됐다.

김태완 기자 kimchi@imaeil.com

#루이 9단의 소감

"어려운 승부였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루이 나이웨이 9단은 제2기 여류명인전에서 승리한 뒤 "박지은 3단이 막판에 실착하는 바람에 이기게 돼 기쁘다"며 승리의 요인을 운으로 돌렸다.

루이는 "컨디션은 좋았지만 초반부터 박 3단의 전투바둑에 고전해 결과가 나쁠 것으로 생각했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10살때 바둑에 입문, 지난 80년 중국국가팀 대표로 발탁됐던 루이 9단은 같은 프로기사인 남편 장주주(江鑄久) 9단과 함께 99년 입국, 한국기원의 객원기사로 국내 바둑계에 입문했다.

반상의 철녀, 철혈여제라는 별명과 달리 온화하고 내성적인 루이 9단은 자신의 바둑을 "형세판단에 늦어 좋았던 바둑을 끄는 힘이 부족하다"며 겸손해 했다.

박 3단의 바둑에 대해서는 "변에서 중앙으로 파고들 때의 실력이 굉장하다"고 공격형 바둑을 칭찬한 뒤 "그러나 쉽게 무너지지 않고 균형감을 잃지 않는 조혜연 3단의 바둑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공격 이후의 수비와 전체적인 균형 감각에 보완할 점이 있다는 것이다.

루이 9단은 이날 여류명인전 승리로 통산 88승33패 승률 72.7%를 기록, 국내는 물론 세계 여성바둑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게 됐다. 특히 그녀는 지난해 2월 조훈현 9단을 누르고 국수전에 우승, 여류기사로는 사상 처음으로 본격 기전에서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여류프로국수전, 동방항공배, 흥창배 우승에 이어 여류명인전까지 거머쥐게 됐다.

이날 대국을 지켜본 강훈 9단은 루이 9단에 대해 "여류기사지만 국수전에서 조 9단을 누르고 타이틀을 획득할 정도로 남녀 기사 통틀어 최상급 실력소유자"라며 "힘이 좋고 수읽기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루이는 대국이 없을 때도 오전 10시쯤이면 어김없이 한국기원에 나와 오후 8시까지 바둑과 씨름하는 성실함을 잃지않고 있다. 지난 92년 결혼했으나 아직 아이는 없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