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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TK중심으로 일할 때"강재섭 한나라당 부총재 인터뷰

강재섭 한나라당 부총재는 "지난 2년간 소외감을 느낄만큼 발언과 행보를 자제해 왔으나 이제는 TK를 중심으로 일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강 부총재는 지난 2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남이 분열하면 정권 창출은 어렵다"며 "지역 정치권의 단합에 나서라는 당과 유권자의 주문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TK에 정치적 리더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 TK 리더는 일종의 고용사장이었다. 위에서 준 힘과 자금으로 사람을 모으고 관리했으며 힘을 뺏기면 찬밥신세가 됐다. 그런 식의 리더는 지금 필요하지 않고 또 되고 싶지도 않다. 지역의원들과 진솔하게 만나기 위해 지난 2년간 스스로를 단련시켜 왔다. -본격활동을 언제쯤 할 것인가.

▲이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일할 때가 됐다. 양보만 하다보니 지금까지 한번도 대정부 질문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음으로 했다. 이를 본격활동의 신호탄으로 봐 달라. -TK 의원중에는 학교 선배도 적지 않다.

▲사실 부담을 느낀다. 내놓고 "모여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앞장서라"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김중권 대표체제로 바뀐 뒤부터 이회창 총재도 나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TK 출신 부총재로는 박근혜 의원도 있기에 내놓고 얘기할 수 없는 형편이다.

-2년전 총재경선에서 중도하차한 것을 두고 아직까지 말들이 많다.

▲나의 정치적 이미지와 지역(대구.경북) 텃밭이 좋기에 당에서는 내가 경선에 나서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총재 체제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굳이 흠집을 내서는 안된다고 판단, 뜻을 정리했고 세간의 평에도 지난 2년간 말을 아꼈다. -차기 대선출마 계획은 없나.

▲대선후보로 나설 생각은 없다. 영남이 분열되면 정권창출이 어렵다. 당장 인지도를 올릴 필요도, 주전선수를 흠집낼 필요도 없다. -민국당 김윤환 대표의 공천탈락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허주의 나에 대한 섭섭함을 알고 있다. 박철언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전환기마다 뭐가 정도인지 따져 행동했다. 정권을 다시 창출하려면 야당이 분열되지 않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동창회를 하기 위해 정치에 나선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회창 총재와 앙금은 없나.

▲여러번 당직을 맡으라고 했으나 거절, 앙금이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 총재경선에 나서려던 이가 당직을 맡으면 TK의 자존심이 상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와 허주가 전당대회후 갈등을 빚을 때도 "허주를 확인사살해서는 안된다"며 당직 제의를 매몰차게 거부했다. 나중에 그 배경을 설명하니 총재도 이해했다.

-주류인가 비주류인가

▲한나라당에 주류, 비주류가 어디 있나. 근본적으로는 당이 잘돼야 한다는 것이며 이 총재를 도운다는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과거의 가신처럼 행동할 수는 없지 않나. 이 총재와는 많은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총재를 평가하라면.

▲집념이 강한만큼 열심히 한다. 지난 대선 당시 당이 분열됐을 때도 맞선 분이다. 야당이 된 뒤 3김 텃밭에서 정치적 캐리어도 없이 당을 추스린 것도 대단한 일이다. -박근혜 부총재는 어떤가.

▲행동이나 생각이 단정하고 자기개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분이다. 박 부총재가 강하게 얘기를 많이 하는데 당의 활력소 역할을 한다. 때가 되면 그때 가서 경쟁하면 된다. 내가 박 부총재 탓에 피곤하게 됐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사실 아직 나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낮고 나를 알릴 기회도 적었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차기 대선후보가 될 경우 지역정치권에 변화가 예상되는데.

▲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남의 당 대표를 비난할 수 없지만 물 흐르듯 정도의 정치를 하기 바란다. -강한 여당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옳은 일도 물 흐르듯 해야 한다. 옳으니까 무조건 한다는 식은 곤란하다. 강한 여당을 주장하는 김 대표는 여야간 앙금만 남겼을 뿐이다. 의도했건 안했건 그릇을 깨고 있다. -4선 비결은 무엇인가.

▲운이 좋았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는다. 지역정서에 힘입어 쉽게 당선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초.재선시절 공무원 출근하듯 일찍 나와 열심히 일했다. 특히 지역구 공약은 열심히 실천했다. 하지만 고비도 있었다. 신한국당 후보로 벼랑끝에서 신승한 15대때가 가장 어려웠다.

-당직 기용설이 있다.

▲지금 형편상 아무 것이나 할 수도 없고 당직에 별 관심이 없다.

-단체장 선거와 한나라당 시.도지부장 선출과 관련, 잡음이 있다.

▲우리 당 소속 시장.지사가 일을 잘하도록 도와줘야 하며 힘을 빼서는 안된다. 최근 언론에 거론된 몇몇 의원들에게 주의를 준 적이 있다. 또 시.도지부장도 현재 잘하고 있고 임기도 남아 있는 만큼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대담 서영관 정치2부 부장대우 seo123@imaeil.com

정리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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