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어렵다 비판 수용

김대중 대통령이 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내건 화두는 21세기 일류국가 건설을 위한 '자신감과 희망'이었다.

김 대통령은 주요 방송사들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이날 저녁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난 3년간의 국정운영 공과를 솔직하게 평가하고 국민들에게 경제활력 회복, 개혁완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 대통령은 또 남북간 평화정착과 지식강국 건설을 2대 '시대적 소명'이라고 전제한 뒤 "당장의 인기보다는 남은 임기동안 이런 시대적 소명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 기어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향후 국정운영의 키워드를 지속적 개혁에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선 김 대통령은 집권 3년간에 대해 "국내에선 준엄한 평가도 있고 '반쯤 성공했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4대 개혁을 철저하게 추진하지 못한 점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한 점 등 국민적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 △정보강국 건설의 토대 구축 △남북관계 개선 등을 성과로 꼽은 뒤 "미비한 점은 과감하게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무엇보다 김 대통령이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역점을 둔 부분은 경제와 민생분야였다.

김 대통령은 경기회복, 물가안정, 실업대책, 교육문제, 농어가 부채 문제 등 경제.민생 분야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소상하게 답변을 하면서 개혁과정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내일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특히 김 대통령은 의약분업 문제에 대해선 "사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사과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통일 등 남북문제에대해 평소의 철학과 비전, 추진방안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언급함으로써 국민들의 이해의 폭을 넓힌 것도 의미있는 대목으로 지적할 수 있다.

우선 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와 관련, "국민들의 90%가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는 (남북 정상이) 서로 오고감으로써 한반도의 전쟁위협이 감소되고 평화가 정착되며 남북협력이 이뤄진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답방시기에 대해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으나 오는 것은 틀림없다"면서 "내가 3월에 미국에 가고 김 위원장이 4월에 모스크바에 가는 모양이니 자연히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통일은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20~30년을 내다보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선 (남북이) 전쟁을 하지 않고 화해.협력하는게 우리의 목표"라며 분명한 '통일관'을 피력했다.

정치권의 논란거리인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에 대해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못박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 대통령은 민주화 투쟁 역정을 소개한뒤 "결단코 그런 일(언론 길들이기)은 없다"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언론사 세무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반부패기본법, 돈세탁방지법 제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등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향후 이 부분에도 상당한 역점을 두어나갈 뜻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뒤 재차 '21세기 일류국가'건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데 역점을 뒀다.

김 대통령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는 창의력과 모험심이 강한 민족이 성공하며 그런 민족이 바로 우리민족"이라면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용기와 희망을 갖고 나아가자"고 호소하는 것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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