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이야기(6)-이탈리아 첫 2연패 기록

초라하게 시작했던 제3회 프랑스 월드컵 대회는 갈수록 다양한 기록들이 쏟아지면서 제1, 2회보다 알찬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4개도시에서 일제히 열린 8강전은 전국토가 월드컵 분위였다. 첫무대는 예선에서 급류를 탔던 쿠바와 스웨덴전. 쿠바는 스웨덴에게 무려 8골이나 허용, 예선의 기세가 꺽이고 말았다.

빅카드였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8강전에서는 입장권을 못구한 10만관중들이 장외에서 발을 굴리는 소동을 빚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전대회 우승국인 이탈리아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3대1로 무릎을 꿇었고 프랑스인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남미강자인 브라질과 제2회대회 준우승국인 체코경기도 빅카드였다.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양팀은 전후반 한골도 내주지 않았고 승부는 연장전과 재시합으로 이어졌으며 양팀의 경기를 갈수록 거칠어졌고 끝내 난투극으로 얼룩졌다.

체코 골잡이 플라니카의 팔이, 공격수 네예틀리는 발목이 부러졌고 코스탈레크는 배를 맞아 기절했고 양팀에서 선수 3명이 퇴장명령을 받았다. 재시합에서 체코는 반이상을, 브라질은 9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전반전에서 체코 코페츠키가 선제골을 얻었으나 브라질도 뒤질세라 후반들어 레오니다스와 로베르토가 연속골을 터뜨려 전세를 역전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결국 프랑스 월드컵의 패권은 프랑스를 누른 이탈리아와 체코와 접전을 벌였던 브라질, 여기에 쿠바의 돌풍을 잠재운 스웨덴 그리고 스위스를 2대0으로 물리친 헝가리 등 4강전으로 압축됐다.

준결승전 첫 경기는 스웨덴과 헝가리전으로 시작됐다. 마침 스웨덴은 황제 구스타프5세의 80회 생일을 맞아 선수들이 무거운 사명감으로 표정이 굳었다. 스웨덴은 고전을 면치 못하다 5대1로 주저앉고 말았다. 또 브라질도 이탈리아의 덫에 걸려 2대1로 무너져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6월19일 이탈리아와 헝가리가 맞붙은 결승전. 전반6분 헝가리는 행운의 코너킥을 얻었지만 오히려 이탈리아 비아바티가 낚아채 매아짜에게 연결했다. 다시 콜라우시가 이공을 넘겨받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다급해진 헝가리 사로시는 단숨에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탈리아 피올라는 추가점을 올렸고 콜라우시가 다시 한골을 터뜨려 전반전을 3대1로 마쳤다.

후반들어 헝가리는 총공격에 나서 사로시가 한점을 만회, 3대2로 추격했으나 종료15분을 남기고 이탈리라 피올라는 굿바이 헤딩슛으로 경기를 4대2로 끝냈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타이틀을 방어한 최초 국가가 됐고 주최국 우승의 등식을 깨뜨려 버렸다.

우승문턱서 탈락한 브라질은 3, 4위전에서 스웨덴을 4대2로 이겨 3위를 차지했고 브라질 레오니다스는 8득점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프랑스 월드컵이 끝난 뒤 세계는 전쟁의 회오리속으로 말려들어가 1950년까지 12년간 월드컵은 열리지 못했다.

이주녕(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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