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이 몸값 올리기를 위한 자격증 따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한 명예퇴직, 연봉계약제로 이행 예정 등으로 안정된 직장이란 개념이 무너지고 갈수록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이다.
3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원 사이에 금융상담역(FA), 대출심사역(RM) 등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외부에서 실시되는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은행이 개인, 기업 등 고객별로 전문화.특화한 서비스 제공을 경영전략으로 채택하고 직원들을 입사 직후부터 개인고객전문, 기업고객전문 등 전공별로 나누는 인사가 정착되면서 자격증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금융연수원이 실시하는 각종 자격증과정 교육희망자가 크게 늘어나자 부서장이 추천하던 것을 하반기부터 공개 선발로 선정방식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응시기준을 미리 예고하는 등 선발과정을 투명하게 해 아예 과열경쟁에 따른 말썽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대구은행의 금융상담역 교육예정자는 27명. 지난달 단행된 창립이래 최대규모의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 때문에 경쟁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은행측이 현재 금융상담사 12명, 대출심사역 103명에 불과한 자격증 소지자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혀 교육열을 북돋우고 있다.
국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행내외 교육을 받으려면 최소한 2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직급, 입사연차 등에 따라 교육대상이 비교적 한정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낮지 않은 경쟁이라고 대구본부 관계자는 말했다.
또 하나은행은 직원 1인당 자격증 1개 취득을 방침으로 하고 있어 직원들마다 교육이수가 한창이며, 등급별 자격증제도를 도입한 한미은행에서도 직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은행들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직원 교육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 대부분의 은행들이 경비 부담 없이 각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밖으로는 합병 같은 금융 구조조정이, 안으로는 명예퇴직 및 연봉제가 소용돌이치는 현실인 만큼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자격증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육을 받기 위해 서로 난리"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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