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차기 대권예비주자들이 봄정국을 맞아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지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발빠른 행보로 일찌감치 차기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이를 통해 각당내 후보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전략이어서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과 나름대로의 특성 강화방안에 부심중이다.
여권에서는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을 필두로, 김중권 대표, 한화갑 김근태 박상천 정동영 최고위원, 노무현 해양수산부장관 등이 이미 대권을 향한 장기레이스에 들어갔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의 일방적인 독주속에 김덕룡 , 박근혜 , 손학규 의원 등 중진들이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권에서 집권당 대표의 프리미엄을 업고 있는 김 대표는 '강력한 여당'을 기치로 서서히 당을 장악해 나가는 한편 수시로 영남권을 방문하며 동서를 아우를 수 있는 주자로서의 이미지 부각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또 지난달 고향인 경북 울진을 방문한데 이어 오는 9일 또다시 대구·경북을 찾고, 이어 21일 경남, 23일 부산·울산 시도지부를 방문하는 등 영남권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최근 중국 방문을 마친 이인제 최고위원은 오는 18~24일 국회 지식경제연구회 소속 의원들과 대만, 인도의 IT(정보기술) 산업 시찰에 나서고, 이달말 경남 거창과 전남 여수 지역을 찾는 민생탐방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내달 3일께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후원회 개최를 고려중이다. 이 행사는 사실상 출정식 성격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최고위원측 설명이다.
한화갑 최고위원은 동교동계 결집을 통해 꾸준히 당내 지지기반 확산을 추진하는 한편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 여권내 경쟁자들의 취약점인 외교역량을 강화하면서 조만간 자택개방을 통한 대언론, 대국민 접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 출신인 노무현 해양수산부장관은 지난 3일 경남 통영에서 어족자원 보호와 어장 자율관리를 주제로 한 어민 설명회에 참석한데 이어 7일 군산, 14일 포항을 방문하고 서강대와 부산대, 제주대 등에서 일련의 강연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개혁파 대부임을 자임하는 김근태 최고위원은 정치권 일각의 '영남후보론'에 대해 '도덕적 리더십'론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대규모 조직정비작업에 돌입, 사실상 대선운동에 돌입했다.
이와함께 이한동 총리도 국정운영 경험과 원만한 이미지, 폭넓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고건 시장과 한광옥 실장도 나름대로의 플랜을 가지고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의 대권 경쟁구도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1강(强) 3약(弱)'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총재 진영은 "여권 후보를 꺾을 야당 지도자는 이회창 총재밖에 없다"는 논리를 확산, 전파시켜 잠재적 도전자들의 경쟁심을 아예 꺾어버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이다.
여권과의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면 세울수록 당내 잠재적 경쟁자들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것이라는 판단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이 내년 대선까지 강공으로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여기서 비롯된다.
박근혜 부총재는 최근 주한 칠레대사와 만난데 이어 영국대사로부터 만찬 초청을 받았으며 이탈리아 대사와도 회동키로 하는 등 외교분야에서 인맥을 쌓아가고 있다.
사실상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 당시 익혔던 스페인어, 중국어, 프랑스어, 영어 등 외국어 공부에 시간을 할애하는 한편 이 총재 주도의 당 운영에 대해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등 '독립변수'로서의 자신의 역할공간을 넓혀간다는 복안이다.
김덕룡 의원은 지난 2월 워싱턴, 뉴욕, LA 등 미주지역을 돌며 계보모임인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 지부 9곳을 설립한 데 이어 조만간 일본과 중국 등에도 지부를 설립, '한민족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를 통해 지지세력의 다변화도 도모할 계획이다.
손학규 의원은 최근 서대문에 사무실을 내고 조직확장에 나서는 한편 외부 강연과 당내 인사들과의 활발한 접촉을 통해 인지도 제고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재섭 부총재도 대구·경북 민심을 등에 업고 박창달 의원 등 측근들을 가동, 이 지역 맹주로 자리잡아온 민국당 김윤환 대표의 역할을 대체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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