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사상 최악의 소방관 6명이 순직하는 대 참사가 일어났다. 거의 불길이 잡힌 상황에서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불길속에 사람이 있다는 그한마디 말만 듣고 9명이 무조건 불길속으로 뛰어들었다. 약 3분후 건물은 무너졌고 그 속에 깔렸던 소방관 6명은 끝내 숨졌으며 3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실로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다. 소방관의 본분이 인명구조라지만 이들의 순직은 내몫만을 찾는 목소리가 커진 각박한 공직사회에 묵묵히 진정한 국민의 공복이 어떤 것인가를 웅변으로 일깨우고 있다.
정작 그들이 목숨을 걸고 구조하려던 그 집 청년은 이미 불길을 빠져나간 후라 결국 그 소방관들은 '헛일'에 목숨을 건 셈이다. 그 '헛일'에도 '소방의 사명'을 다하다 순직한 그들이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 전국2만3천여명의 소방관들은 박봉에다 주당 100여시간(근로기준법상 44시간 근무)을 근무하며 연간 3만4천여건씩 일어나는 화재현장에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지만 불평않고 묵묵히 그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공무원이다.
큰 부상을 당해봐도 의료혜택도 시원찮다. 전문병원마저 없다. 이런 열악한 근무환경이기에 이번 순직자들의 살신성인 정신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정부는 이들 순직 소방관들에게 1계급 특진과 훈장추서를 했고 대통령은 행정자치부장관을 통해 유족을 위로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우리는 느슨해지는 공직사회에 청신호를 불어넣는 차원에서도 이들에게 특단의 배려를 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지난 99년 미국 보스턴시에선 걸인이 산다는 창고에 불이나 소방관 6명이 순직한 사건이 있었다. 결국 걸인은 화재현장에 없었고 소방관의 인명만 잃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그들 장례식에 직접 참석, '누가 우리를 지켜줄 것인가라는 물음에 나를 보내주십시오 하며 응답한 사람들, 이들 소방관이었다'며 추모했다고 한다. 5달러짜리 서민들 수표 수천장이 유족 위로금으로 모금됐으며 추모행렬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그들의 숭고한 죽음에 어떻게 하는게 '진정한 보답'인가를 일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또 그건 '공직사회'의 잠자는 공복의식을 일깨우는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한다.
이번 소방관들의 순직을 그저 1회성의 위로차원에서 반짝할 게 아니라 이를 계기로 공직사회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 구성원들이 과연 우리들에게 주어진 일이나마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진정으로 반성하는 큰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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