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이야기(7)-제4회 브라질대회

제4회 월드컵은 두번 거른뒤 12년만인 1950년 브라질에서 열렸다. 브라질 대회는 제3회 대회처럼 본선진출 규정팀보다 3팀이 모자란 13개국만이 참가했으나 그동안 월드컵을 외면했던 잉글랜드와 웨일즈,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등 영국계 4개팀이 처음으로 지역예선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들 4개팀은 리그전을 거쳐 상위 2개팀이 본선에 진출토록 돼 있지만 2위의 스코틀랜드가 불만을 품고 참가를 거부, 1위인 잉글랜드만이 본선에 출전하게 됐다. 또 2, 3회대회 출전을 포기했던 우르과이도 참여를 결정, 또다시 우승을 노리게 됐다.

브라질 대회부터 경기방식을 크게 변경, 13개국을 4개조로 나눠 리그전을 거쳐 각조상위팀이 다시 결승리그로 우승을 결정토록 했다. 예선1조엔 스위스·유고·브라질·멕시코가 포함됐다. 브라질은 스위스와 멕시코전에서 1승1무로 마지막 유고전에서 비길 경우 탈락할 위기였다. 그러나 브라질의 지징요와 아데미로의 골이 성공, 힘겹게 결승에 진출했다.

2조의 첫 경기는 월드컵 본선무대에 처음 나타난 영국과 미국의 대결로 이대회 최대의 이변을 일으켰다. 영국은 이미 칠레를 2대0으로 이긴 상태여서 무난한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전반37분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고 미국 주장 머킬베니의 공을 받은 바르가 센터링, 센터포드 게티앤즈가 슈팅, 영국 골네트를 흔들며 승패를 갈랐다.

영국은 총공세를 펼쳤으나 득점에 실패, 그대로 주저 앉고 말았다. 1승1패의 영국은 마지막 스페인과의 경기에 기대를 걸었으나 1대0으로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3조의 스웨덴은 2, 3회대회 우승팀 이탈리아를 3대2로 누르고 파라과이와 2대2로 무승부를 기록, 가까스로 결승리그에 진출했다. 조편성의 행운으로 우르과이는 볼리비아와의 단 한 경기를 8대0의 일방적 승리로 장식, 결승리그에 올랐다.

결승리그에서 브라질은 스페인과 스웨덴을 6대1과 7대1로 대파, 정상을 향한 기대로 부풀었다. 우루과이는 1승1무를 기록한 가운데 마지막 브라질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

브라질과 우루과이 경기를 보기 위해 23만명이 몰렸고 브라질의 우승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전반전은 0대0으로 비겼고 후반들어 브라질은 프리아사가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기세를 올렸다. 반격에 나선 우루과이는 28분 스키아피노가 동점슈팅을 성공시키며 기사회생한데 이어 34분에는 기지아가 황금의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말라카낭 경기장은 우루과이 관중들의 환호로 뒤덮였다. 반면 브라질 관중들은 통곡했고 전국토는 죽음의 늪속으로 침몰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브라질 아데미르가 7득점으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한편 브라질대회 예선 첫 경기가 시작된 1950년6월24일 오후4시(한국시간 25일 오전4시) 바로 그시간 지구 반대편의 한국에서는 한국전쟁이 일어나는 우연의 일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주녕(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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