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육진흥기금 지원 지역 프로축구단

대구시가 시비 지원을 통한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을 적극 추진하고 나서고 있는데 대해 시의회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관련 조례 개정을 둘러싸고 진통이 불가피하게 됐다.

최대 쟁점은 △과연 시민들의 세금으로 프로구단을 창단하는 문제에 시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 △해마다 30억~50억원 이상을 집어넣어야 하는 경영문제로 인해 향후 불거질 책임소재에 대한 심각한 우려로 모아지고 있다.

대구시 여희광 문화체육국장은 6일 오전 시의회 문교사회위원회(위원장 최종백) 간담회에 출석, "대기업 등을 통한 지역 연고 구단 창단을 추진해 왔으나 가능성이 없는 상태"라며 "현재 조성된 체육진흥기금을 출자, 대구시 소속 프로축구단을 만들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 국장은 "현재 아마스포츠 지원에만 사용토록 돼 있는 체육진흥기금 사용 조례안을 빠른 시일내에 개정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시는 203억원이 조성돼 있는 기금중 100억원을 떼내 프로축구단 창단에 사용하고 구단 운영비는 기업 후원금 등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또 프로 구단이 생길 경우 연간 30게임을 유치할 수 있어 예상 관람객 수가 한해 60만명이 넘어 축구장 지하에 유치 계획인 대형쇼핑몰 등 주변 상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희갑 시장도 지난주 시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로축구단 창단을 적극 도와 달라"며 협조를 부탁했다.

그러나 의회측은 '월드컵을 앞두고 답답한 시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원칙적으로 불가'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대구시의 전망이 너무 장밋빛이라는 것이다. 아마추어 체육 진흥에도 모자랄 기금을 구장 활용 목적을 위해 프로 축구 운영에 쓴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시각이다.

최 위원장은 "100억원으론 제대로 된 프로 구단을 만들 수 없을 뿐 아니라 수준낮은 팀으로는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상처받고 있는 시민들의 자존심만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후원금으로 충당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후원금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부족한 운영비를 시비로 충당할 수밖에 없어 해마다 엄청난 시 재정을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전국 3대 도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축구장까지 건설해 놓고 연고 축구단 하나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시가 많은 빚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과연 시민들이 혈세를 프로축구단 운영비로 쏟아 넣는 것에 동의를 하겠느냐"며 입을 모이고 있다.

대구시측은 체육진흥기금 조례안 개정안을 4,5월 중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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