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정년퇴임 김윤수 민예총 이사장

"그동안 생활에 쫓겨 분주히 지내느라 제대로 책 볼 시간도 없었지요. 이제부터는 공부하면서 글쓰는 일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7일 20여년간 몸담았던 영남대 조형대학 교수직을 정년 퇴임한 김윤수(65) 한국 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이사장. 강직한 성품과 올곧은 정신을 지닌 진보적 지식인이자 예술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최근 서울로 이사하는 등 주변 정리를 마쳤다.

그러나 아직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이번 1~2학기 동안은 매주 한차례씩 영남대에서 강의하는 한편 그동안 미술평론가로 활동해오면서 써온 글들과 미술사 부문의 논문들을 엮은 책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간할 예정이어서 계속 바쁘게 활동해야 할 듯.

또한 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에도 비중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9일 대의원 총회를 갖게됩니다. 아직 구체적 사업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남.북 문화예술교류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남.북 문화교류는 남.북간 이질적 요소를 극복하고 한민족 공동체로서 예술적 지향점을 찾기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지금까지 이뤄졌던 개런티 지급방식의 상업적 측면을 탈피해 순수한 문화적 열정에 의한 교류 방식을 택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 영일 출신. 지난 76년과 80년,당시 현실비판적인 활동으로 인해 두 차례나 대학에서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으며 서울미술관 초대관장과 '창작과 비평' 발행인 역임등 남다른 역정을 거친 그는 국내 진보적 예술인들의 맏형격으로 존경받으며 88년 민예총 창립시 공동의장을 지낸뒤 지난해 3대 이사장에 선출됐다. 민예총 탄생을 정점으로 하는 민중예술은 '암울한 시대'로 지칭되는 80년대를 지나오면서 사회개혁과 참여활동으로 주목받았으며 최근에는 예술성을 함께 재조명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예술인들의 대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는 그는 "요즘은 정치.사회적 상황이 많이 바뀌어 민예총 예술인들이 과거처럼 적극적인 사회참여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일정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의 미술교육에 대해 "미술대학 수가 크게 늘어나 대중화에 기여한 측면이 있으나 좋은 예술가를 양성하는데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창조력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미술대학의 특성을 감안, 모든 학생을 잘 가르치기 보다 자질있는 화가의 육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야 합니다"고 지적했다.

국내 미술의 흐름과 작가들에 대해서도 그는 따끔한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국내 미술은 세계적인 흐름속에 있으면서 정체성을 살려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세계적 경향을 좇아가거나 빨리 유명해지는 데 급급한 경향이 있는데 이는 좋지 않습니다. 진지하고 심도있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도 전반적 분위기가 그렇지 않습니다. 작가들은 세속적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진지하게 작업해야 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야 합니다"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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