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고독한 투쟁'같다.지난 90년대 이후 대구지역의 대여섯개 소극장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못이겨 문을 닫는 척박한 연극 풍토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버티고' 있는 연극 전용소극장 예전 아트홀. 김태석(43.극단 예전대표)대표는 "그동안 참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출연배우보다도 적은 3, 4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쓰린 가슴으로 공연한 적도 부지기수. "돈도 없고, 관객도 없는 연극,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힘들었다"는 과거형의 말은 현재는 어느정도 제 궤도에 올랐고, 적자도 벗어났다는 얘기다. "왠만큼 노하우도 쌓았고 고정관객도 400명 가량 확보했다"는 것. 지난해 12월 공연된 '결혼전야'는 하루 50명, 총 7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3일, 토요일 10시 심야공연에서도 20여 명의 관객들이 찾아 당초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보였다. "연인들도 많았지만 기념일을 챙기기 위해 나온 신혼부부도 많아 소극장 공연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소극장 예전 아트홀은 개관 8년째를 맞고 있다. '안티고네', '신의 아그네스' 등 1년에 7, 8편의 연극을 올리고 있다. 현재는 코믹극 '용띠 위에 개띠'(이만희 작.4월 1일까지)를 공연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4, 5편으로 줄여 장기공연 위주로 방향을 수정했다. "전업단원을 중심으로 작품의 수준을 높여 2, 3개월 단위의 장기공연 체제로 나가겠다"는 것. 현재 준비중인 마당극 '풍동전'(김태석 작)은 지방 순회공연과 해외 연극제 출품도 계획중이다. 고령 장승설화를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김 대표는 지난 77년 계명대 극예술연구회에서 활동을 시작으로 그동안 7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앞으로도 소극장 연극을 계속하겠다"는 말과 함께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어 무엇보다 소극장 연극이 재미있다"는 '홍보성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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