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도 지났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이 왔다. 눈이 적게 내리는 대구에서도 오랜만에 나뭇가지에 장독위에 담장위에 눈이 소복소복 쌓인 모습을 볼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30여년 만의 최고 적설량을 기록할 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 눈 때문에 길이 막히고 산사태가 나고 농촌의 비닐하우스 등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폭설이 내리던 지난 달 주말, 눈 때문에 평소 2~3시간 걸리던 고향길이 10시간 가까이나 걸렸다.
그저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곱고 부드럽게만 느껴지던 눈이 그렇게 무서운줄 미처 몰랐다.
눈이 많이 오면 그해 풍년이 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통계적으로도 눈이 많았던 해는 대부분 풍년이 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눈이 많이 오면 왜 풍년이 들까. 그것은 뭐니뭐니 해도 내린 눈으로 인해 풍부해진 물 때문일 것이다. 지난 겨울 내린 눈으로 전국 주요 댐의 저수량이 크게 증가하였고 겨우내 산간 계곡마다 물이 흐르고 있다. 당분간 비가 안내린다해도 올 봄 가뭄 걱정은 그다지 안해도 될 것 같다그리고, 많이 내린 눈으로 인한 유해 해충들의 사멸도 눈과 풍년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어떻든 춥고 눈이 많이 내린 지난 겨울, 여러모로 힘들고 불편했지만 그것이 올해 농사대풍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면 천만다행이다. 아직도 지난 겨울 내린 눈으로 밀가루를 뿌린 듯 희끗희끗 채색된 먼 산자락의 봉우리들을 바라보면서 올 농사 대풍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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