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홍제동 화재로 6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지 3일만인 7일 다시 부산 도심 빌딩에서 불이 나 진화작업중이던 소방관 1명 등 2명이 숨지고 3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낮 12시10분쯤 부산시 연제구 연산5동 인회빌딩 10층 금융 다단계업체인 (주)오리오(대표 이승호.35) 사무실에서 이 회사 투자자 김대용(36.대구시 북구 침산동)씨가 시너가 든 병을 폭발시켜 화재가 발생, 진화작업에 나섰던 동래소방서 수안 소방파출소 김영명(41) 소방장과 이 회사 대구지사장 권기석(38)씨가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또 김덕곤(46) 소방장은 온몸에 3도 화상을 입고 헬기로 서울로 후송됐으나 중태이며, 김근수(37) 소방장과 불을 지른 김씨가 각각 중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목격자 정모(32)씨는 "김씨가 007가방을 들고 권씨를 사장실로 끌고 들어간 뒤 10초쯤 지나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치료중인 김씨로부터 "권씨가 투자금 1천7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아 홧김에 가방에 준비해온 시너에 불을 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화재는 용의자 김씨가 이 회사의 다단계 판매와 관련해 권씨에게 피해를 입은 데 앙심을 품고 평소 권씨가 부산 사무실에 자주 머무는 것을 알고 대구에서 찾아와 다투는 과정에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김씨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중이다.
한편 경찰은 8일 김씨를 살인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하는 한편 화재 당시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화재현장의 철근이 휘어져 내린 점으로 미뤄 사제폭발물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군폭발물처리반과 함께 정밀 감식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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