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주는 것만큼 받겠다'김정일 방한시 '평화선언'은 없어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9일 오전(한국시간) 북한으로부터 ▲제네바합의 준수 ▲미사일문제 해결 ▲무력도발 포기 보장 등 세가지를 받고 북한에 ▲안전보장 ▲적정한 경제협력 ▲국제사회 진출 및 차관 지원 등 세가지를 주는 '포괄적 상호주의'를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기업연구소(AEI)와 외교협회(CFR)가 공동주최한 오찬간담회에 참석, "부시 미 행정부의 지도자들에게 포괄적 상호주의를 제의했다"면서 "이런 포괄적 상호주의를 추진하되 이 약속이 실천되는지 검증해야 한다"면서 "부시 정부가 이런 의견을 대북정책에 참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김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제시된 김 대통령의 '포괄적 상호주의' 구상은 향후 한미.남북.북미 관계의 틀을 잡아가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하중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한국의 역할이 상당히 증대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주는 것 만큼 받아야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유연하고 신축적으로 상호주의를 적용하는 것이 포괄적 상호주의"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미국은 핵과 미사일 문제 등을 담당해 교섭해 나가고 한국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와 재래식 군비감소 문제 등을 맡아 북한측을 계속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긴장완화와 교류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 1992년 맺어진 남북기본합의서에 불가침합의가 있어 이를 활용해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김위원장 서울답방시 평화선언이 나오느냐'는 질문에 대해 "평화협정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한국전쟁 참전 4자회담에서 논의될 문제"라면서 "평화선언 논의는 없을 것이며 긴장완화 문제는 평화선언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간 분쟁이 절대 무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전제아래 군축협의, 직통전화, 군사공동위원회 설치 등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를 위한 협의를한다고 돼있어 이를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호르스트 쾰러 IMF(국제통화기금) 총재,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와 조찬을 함께 한데 이어 폴 오닐 재무장관을 접견했다. 김 대통령은 9일 오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접견한 뒤 워싱턴 일정을 모두 마치고 시카로로 출발한다.

워싱턴.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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