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차 매일 논술은 '역으로 생각하기' 즉, '비판적으로 사고하기'의 전형적인 문제이다. 모든 논리와 생각들은 나름대로의 허점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논술에 있어서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상식을 뛰어 넘는 논술을 위해서는 이런 허점들을 찾아내 뒤집어 생각해 보는 사고의 전환적 발상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일상적 상황을 미숙한 사고로 비판하는 경우에 흔히 논의의 전제 자체를 부정해 버리거나 맹목적인 주장만을 나열하는 경향이 있다. 뒤집어 생각하는 것은 논의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우회로를 열어두고 사회 구조적, 윤리적, 철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개인의 문제라면 그것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사회적 문제라면 개인적 가치나 윤리, 혹은 이념적 판단과도 접목시켜 보는 것이다. 즉,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논리적으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비판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뒤집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비판 대상자들이 간과한 합리적 사고는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사회적 관점을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 측면이 있을 때는 그것을 살려 우리 현실 상황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제시문을 분석해 보면, 부부는 매우 가난한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선물을 할 때에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비판거리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문제 우수작으로는 대구 고등학교 3학년 석종모 군의 글을 선정하였다. 석종모 군은 제시문의 분석이 잘 되었으며, 따라서 논제 해결을 위한 착안을 적절하게 잘 하고 있다. 서론에서 단도직입으로 논제를 확인하는 것은 논제를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좋다. 그러나 모든 경우의 논술문에서 항상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는 없으므로 서론 쓰기 방법을 충분히 공부하여 익혀둘 필요가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본론에서는 논제에 부합하는 논점들을 충분히 계발하여 다루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본론 첫째 문단의 끝 문장과 같이 지나치게 감정적인 표현들은 설득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논술문은 어디까지나 주장하는 바를 차분히,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 본론 둘째 문단은 설정 의도가 분명하지 못하다. 문단은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히 생각해 보고 적절한 위치에 설정하여야 한다. 결론에서 비유적 표현을 빈번히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모호하게 할 수도 있음을 고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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