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金대통령 訪美 결산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데 이어 10일 시카고에서 주요 경제인 및 동포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미국 방문일정을 모두 마치고 11일 새벽(한국시간) 귀국길에 오른다.

김 대통령이 이번 방미에서 얻어낸 최대 성과는 대북 포용정책 및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김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를 이끌어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긍정적 평가와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 공조를 재확인한 것도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에서는 미 공화당 정부의 출범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검증'과 '엄격한 상호주의'라는 새로운 흐름으로 보아 부시 대통령이 DJ식의 대북 포용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이렇게 되면 대북정책 운용에서 김 대통령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고 남북관계 진전 역시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과는 달리 부시 대통령은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선언, 김 대통령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미국측의 지지는 어디까지나 총론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김 대통령의 완전한 성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대북 포용정책의 지속이란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에는 북한에 대한 큰 시각차가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를 갖고 있다" "북한과의 모든 합의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대북정책과 관련해 '상호주의'에 비중을 둔 점도 김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구체적 추진전략을 세우는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한미간 시각차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시각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꿀 만큼 본질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미간 정책공조를 통해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한러 정상회담 직후 한국이 미국의 입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큰 논란을 불러왔던 미국의 NMD(국가미사일방어체제) 문제에 대해 "세계안보환경이 냉전시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선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한 점도 큰 성과다.

이밖에 호르스트 쾰러 IMF(국제통화기금),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 미국 경제각료들을 잇따라 면담, 우리정부의 개혁노력을 설명하고 지지의사를 확인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시카고·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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