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지가 50억대 기부재산 절반이상 날려

◈구미시 눈먼 재테크

구미시가 지역 재력가로부터 50억원대의 재산을 기부받았으나 8년동안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전체 기부재산중 절반 이상을 공중에 날려버린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93년7월 문모(65)씨가'후진양성과 문화.체육진흥재단 설립'을 전제로 현금 1억8천만원, 부동산 3만3천㎡, 주식 5천861주 등 모두 50억원 상당의 재산을 구미시에 기부하고 일체의 소유권을 이전했다.

그러나 최근 구미시가 벌인 문씨 기부재산액 평가에서 50억원 규모에 달했던 것이 8년이 지난 현재 평가액이 원금 2억6천800만원, 부동산 21억1천500만원, 주식 3천200만원 등 모두 24억1천500만원으로 절반수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MF 체제 등을 거치면서 현금의 경우 금리가 7~8%대로 떨어져 거의 원금수준이고, 부동산은 시세하락으로 환금성이 40%대로 줄어들었으며, 주식도 관련업계의 불황으로 사실상 재산 가치를 상실한데 따른 것.

문씨와 주변에서는"부동산의 경우 구미시 원평동 새마을청과시장 일대 부지, 금오산 야영장 개발유보지 등 대부분 알짜배기 땅이고, 기부주식도 왜관버스.경상여객 주식으로 당시 여객운수업의 호황에 힘입어 엄청난 차익을 남길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모(55.구미시 송정동)씨 등 주민들은"당시 문씨가 기부한 재산으로 제때 재단법인을 설립, 운영했다면 벌써 수백억원에 달하는 기금이 조성됐을 것"이라며 재산가치를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기부액을 되레 까먹는 구미시의 '눈먼 행정'을 꼬집었다.

그동안 구미시는 문씨의 기부재산을 현금은 정기예탁, 부동산은 얼마간의 대부료를 받는 식으로 운용, 연간 수입이 고작 2~3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 관계자는"관리를 잘못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현재 경북도에 재단법인 설립인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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