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식기반사회 지름길은 독서

지난 3일과 4일 오후 8시 KBS 1TV에서 스페셜로 내보낸 'TV, 책을 말하다'는 외국의 독서문화운동과 비교하여 우리 독서문화의 실상을 점검해 본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3일 저녁의 제1편 '그들은 책을 읽었다'에서는 독서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할리우드의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 한국의 컴퓨터의사 안철수, 그리고 일본 만화영화'디지몬 어드벤처'의 제작자 세키 히로미 등은 책을 읽음으로써 상상력을 길렀고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영국의'북스타트(bookstart) 운동'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영국에서는 생후 7개월된 아기의 건강검진 때 그림책을 나눠주어 책과 친해지도록 하고 있는데, 일찍 책을 접한 어린이가 모든 지적 영역에서 앞선다는 것을 실험으로 보여주었다. 이를 일본이 그대로 가져다 일본판 북스타트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어 4일 방송된 제2편 '책읽기의 유혹'에서는 영국·독일·핀란드·미국 등의 독서교육을 보여주고 이들과 크게 비교되는 우리의 현실을 짚어보았다. 그 가운데 영국 책마을의 창시자 리처드 부스가 "책이여 영원하라, 인터넷이여 저리 가라"고 한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더 가깝고 책은 멀기만 한 영상세대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책읽기를 장려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강제로 독후감을 쓰게 하거나 강의식으로 책읽기 지도를 하는 것은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한다. 서울 난우초등학교, 동덕여고와 같이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어 있는 일부 학교들에서 우리는 희망을 가지지만, 자물쇠 채워진 학교 도서관들과 먼지 보얗게 쌓인 책상들을 볼 때는 안타깝기 짝이 없다. 아무리 정보화·지식기반 사회를 부르짖고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완성시켰다 해도 그 속을 채울'지식'이 없으면 그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은 지식기반 사회로 가는 지름길은 오직 독서밖에 없다는 것을 웅변했다. 그런데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외국의 사례를 보여주려 했고, 반면 우리의 현실은 왜 낙후했으며 국민들에게 책을 더 읽게 하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아쉬움 속에 후속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최영자(glsarang@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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