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동 측백수림 사라질 위기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동구 도동 달성 측백수림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특히 동구청은 수십년동안 측백수림 자생지를 방치해오다 뒤늦게 자생지의 암벽붕괴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등 늑장대처로 측백수림 훼손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구청은 최근 동구 도동 3만㎡, 폭 200여m 암벽에 자생중인 측백수림에 대해 전문기관에 의뢰,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안전진단 결과, 암벽중앙에 위치한 산신각 아래쪽을 제외한 중앙 및 상층부 암반 대부분이 붕괴위험이 높아 바위틈새에 뿌리를 내려 자생중인 측백수림의 대량 훼손이 불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신각 위쪽의 길이 5m, 높이 3m정도 크기의 대형암괴 2개는 바위덩어리가 떨어져나간 자리가 곳곳에 드러나는 등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 또 산신각 주변 및 상층부 일대 크고 작은 암괴들도 부분균열로 붕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암벽을 깍아 경사면을 완화시키는 사면완화 공법을 통해 암반 붕괴위험을 줄여야 하나 공사면적이 늘어나 측백수림 훼손면적이 너무 커다고 판단, 동구청은 1억3천만원을 들여 붕괴위험이 높은 대형암괴만 제거키로 했다.

하지만 대형암괴 및 암괴주변에 자생하고 있는 측백나무 수십그루는 잘려나갈 수 밖에 없다.

측백수림 자생지가 이처럼 훼손된 것은 지난 62년 천연기념물 지정 이후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 철책과 측백수림을 소개하는 낡은 안내판 설치가 고작일 정도로 보호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구청은 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99년부터 사업비 27억원을 들여 측백수림 주변에 2천800평 규모의 주차장 조성, 전시·상업·조경·편의 등 부대시설 설치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측백수림 보호는 외면했다.

주민들은 "제대로 관리했으면 측백수림 훼손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천연기념물이 사라지는 마당에 천연기념물은 보호하지 않고 관광객 유치시설에 수십억원을 쏟아붇는 구청이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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