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을 가장 폭넓게 활용하는 곳은 의료분야다. 특히 암치료에선 아직까지 방사선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암은 세포이상으로 무한정 세포분열을 일으키는 현상.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동위원소 중엔 신체의 특정 부위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방사성 요오드를 갑상선질환 환자에게 투여하면 갑상선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베타선)을 투사한다. 이러한 성질을 잘 이용하면 방사선 치료는 일종의 요격 미사일처럼 암세포가 증식한 특정 부위만 찾아가 임무를 수행해 낸다.
이밖에 대표적으로 알려진 방사선인 X선은 신체 이상여부를 판단하는데 오랫동안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X선 단층촬영법(CT)은 대상 물질과 밀도에 따라 투과율이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해 해부하지 않고도 컴퓨터로 몸 내부를 그려낸다. 이밖에 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장치(SPECT), 양전자방출 단층촬영기(PET), 핵자기 공명현상을 응용한 MRI, 고에너지입자 투과를 이용한 양성자빔 단층촬영장치 등도 방사선을 이용한다.
최근 독일에선 기존의 방사선 진단법을 디지털화하고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가상컴퓨터지원 진단방사선과학연구소'가 발족했다. 진단방사선과학의 디지털화를 통해 X선 사진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소의 주축인 브레멘대의 경우 신체 장기의 손상부분을 정확히 판별해 수술시 건강한 부분에 대한 불필요한 훼손을 방지, 수술 성공률과 완치율을 높이도록 컴퓨터 단층촬영사진의 데이터를 3차원 영상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개발, 이미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각종 기구 및 농산품 살균에도 방사선은 사용된다. 미국에서 감마선을 이용해 감자를 장기간 보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생감자에 감마선을 쪼이면 생감자 속으로 방사선이 사라지거나 감자를 구성하는 원자들 사이로 통과해버린다. 감자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감자 내부의 부패를 일으키는 각종 세균을 죽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방사선이나 농산물에 쪼여선 곤란하다. 특히 중성자선의 경우 방사선을 내지않는 원자의 핵을 건드려 방사성물질로 만든다. 감자에 중성자를 쪼이면 방사성감자가 돼 버린다는 말이다. 중성자선을 제외한 X선,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은 어떤 물질에 집중적으로 쪼여도 대상 물질을 방사성물질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포도를 포도주로 만들기 전에 저준위 방사선에 조사하고 냉동 보관할 경우 체내 산화방지를 돕는 물질을 2~3배 증가시킬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스페인에서 발표됐다. 저준위 자외선을 포도에 쪼이면 포도 껍질에 산화방지 및 암방지 작용을 하는 레스베라톨이라는 물질을 증식시킨다는 것. 레스베라톨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며, 심장병 및 알츠하이머병을 줄이는 물질로 알려져있다. 방사선 조사 후 냉동시키면 효과는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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