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와 삶-교양과학 서적읽기

'과학은 교양이 되는가?'라든가 '과학은 문화와 어떻게 어울리는가?' 등의 화두는 자연과학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과학이 문화와 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인문학자들까지도 관심을 쏟고 있다. (여기에서 과학은 일반적으로 자연과학을 뜻한다) 과학적인 지식은 바로 생활과 문화에서 기본이 되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요즈음에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이 한데 어울리는 학제간의 교류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생활 속에서 과학적인 지식이 힘을 발휘하면서 교양은 물론이고 정신문화 및 사회정의로까지 나아가는 것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자연과학에 관한 교양서적은 자연과학자뿐만 아니라 인문학자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더구나 일반인들도 전문적인 과학도서보다는 훨씬 접근하기가 부드럽기에 더 많이 찾는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에는 인문학적인 내용을 담고있는 과학 교양도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는 무기와 병균 그리고 금속이 어떻게 문명의 불평등을 낳았는가라는 문제를 해박한 지식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앨프레드 크로스비의 '생태제국주의 - 유럽의 팽창'은 신세계에 대한 생태학적 정복이었다는 주제로 과학적인 지식이 미지세계에 관한 탐험의 역사에 기여한 바를 설명하고 있다. 린 마굴리스와 도리인 세이건이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화학적 진화와 생물적 진화 사이에서 미생물의 역할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라는 의문을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이들 책에 숨겨진 내용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의 뒤에는 항상 과학적인 지식이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실제로 적용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요즈음에는 정말 생활과 생각에 도움을 주는 교양과학도서가 많아서 조금은 살맛이 난다. 좋은 책을 읽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오직 경험해본 사람들만 이해할 것이다. 생활 속에서 삶을 존중하고, 생명과 자연을 사랑하며, 환경을 보전할 줄 아는 생각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다. 평소의 관심과 노력이 쌓여서 보이지 않는 사이에 갖추어지는 것이다. 이제 새 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평생을 두고 남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을 찾아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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