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너무 어렵다"는 일반인들의 원성을 들어온 판결문 쉽게 쓰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법원은 최근 사법연수원이 발간한 민사재판 실무 책자인 '새로운 판결서 작성방식'을 판사들에게 배포했다.
'소송당사자가 아닌 자'라는 뜻의 '소외'나 '신청외', '금원', '~법 소정의','완제일' 등은 대표적인 예.
즉 '민법소정의 연 5푼' 대신 '연 5%'나 '민법이 정한 연 5%',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대신 '소장송달일' 등으로 쓰자는 것이다.
'~하게 할 것이다', '갑과 을과의 사이의 계약'같은 상투적이거나 일본어식 문투의 잔재에 대해서는 '~하다', '갑과 을 사이의 계약'이라는 표현을 제시했다.
숫자나 부호도 이해하기 쉽도록 '시가 금 123,450,000원 →시가 1억2345만원','100 평방미터 →100㎡' '소송비용은 이를 4분하여 그 1은…. →소송비용중 25%는··.또는 소송비용중 1/4은…' 등 대안을 내놨다.
이렇게 고쳐쓰면 "피고는 별지 목록 기재 중기에 관해 이를 점유할 다른 적법한 권원에 대한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원고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는 종전의 판결문은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중기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쓸 수있다.
판결문중 가장 중요한 '이유' 부분에서도 다양한 새롭고 간편한 작성법을 예시했다.
예를 들어 '결론'의 경우 "그렇다면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의 소유임이 분명하고 피고가… 임을 들어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는 종전 방식에 반해 간이화 방식은 "그렇다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다"고 쓰면된다.
법원의 한 판사는 "과거 판결문은 논리적으로 뛰어나지만 일반인들의 이해는 물론 법관이 작성하기도 쉽지 않아 자칫 충실한 변론이 소홀해질 우려마저 있다"며 "신속한 재판과 집중심리를 위해서도 쉽고 간편한 방향으로 판결문 작성법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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