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은 시골비행장

대구에서 해외행 여객기 이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현재 대구공항에서 뜨는 유일한 국제 정기노선인 오사카행이 경유지 부산에서 다음달부터 환승 불편을 겪어야하며, 이달말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까지의 직항 노선 무산으로 여행비용 및 수출물류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부산 경유 대구~오사카 노선중 부산~오사카 구간에 운항중인 현재 150인승 소형여객기를 300인승 중형여객기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대구지역 승객들은 지금까지 부산에서 항공기를 내리지 않고 잠시 쉬다 일본 오사카로 떠났으나 대한항공의 이번 조치로 대구에서 탑승권 2장을 끊어 부산에서 내려 다시 중형기로 갈아 타야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부산지역의 여행편의를 위해 대구 승객들의 편의를 외면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건교부와 항공업계는 오는 29일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을 오갈 국내선 항공편중 인천~부산노선은 하루평균 대한항공 2회 아시아나항공 1회, 제주~인천은 아시아나항공 주 2회 운항을 확정하면서 대구~인천공항 직항로 개설 요구는 항공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묵살했다.

이 때문에 한해 1만명내외의 대구지역 해외여행객들은 최악의 경우 서울에서 하루를 묵고 해외로 나가야하는 불편과 여행비용 증가의 부담을 안게 됐으며, 해외수출업체의 물류비용도 20%정도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오는 5월 대구국제공항 청사 준공에 맞춰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항공사들이 적자를 이유로 기피하는 국제선 대구 취항을 늘리기 위해 '지방공항 육성법' 제정을 추진해왔으나 건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현재 국내항공사들이 꺼리고 있는 대구공항에서의 국제노선 취항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제노선 적자분'의 지자체·중앙정부·항공사가 공동분담하는 지방공항 육성법이 시급하다고 건의하고 있지만 정부는 '비현실적'이라며 일축하고 있는 상황.항공사들 역시 대구공항 국제청사 완공에 대비,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로의 취항을 대구시로부터 끊임없이 요청받았지만 "여객수요가 적다" "검토중이다" 등의 핑계로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곧 대구공항 국제선 청사가 들어서고 잇단 국제행사로 외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등 급변하는 항공환경에 대해 정부와 업계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방치해놓으면 대구는 시골공항을 벗어나는 게 요원하다"며 정책적 배려를 주문하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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